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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제국 안에 한국 있나, 한국 안에 삼성 있나"

전태일기념사업회, 청와대에 김성환 위원장 석방 탄원서 전달

"거대 재벌 삼성에 맞선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의 끈질긴 투쟁은 전태일이 살았던 70년대의 암울했던 자본과 악덕기업의 횡포에 맞먹는, 거대한 무소불위의 삼성권력에 대한 싸움이라는 데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모두가 무릎 꿇을 수밖에 없는 골리앗 삼성을 향해 당당히 맞서는 다윗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이 시대 전태일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지난 6일 전태일기념사업회는 제16회 전태일노동상 수상자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1996년 이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오다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인 김성환 위원장의 투쟁이 전태일노동상의 제정취지에 합당하다는 이유였다. (☞ 관련 기사: '삼성 맞선 다윗' 김성환, 전태일노동상 수상)

이날 시상과 함께 김 위원장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전태일기념사업회는 8일 청와대를 방문해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열사, 김성환 위원장 부인 임경옥 씨와 이광택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함께 방문했다. 이날 차성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만나 탄원서를 전달한 이들은 향후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도 함께 요청했다.

"민주화를 향한 외로운 투쟁…정부는 이제라도 석방해야"

기념사업회는 탄원서에서 "삼성의 무노조경영방침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당사자들의 증언과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등으로 이런 사실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삼성의 무노조 방침은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김성환 위원장의 활동은 노동자의 정당한 항거라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은 다분히 재벌 편들기 차원의 보복성 판결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또 다른 명예훼손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극히 예외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에 대한 실형 선고는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판결이었다"고 지적했다.

기념사업회는 "김성환 위원장의 항거는 우리 사회 민주화를 향한 또 하나의 외로운 투쟁이었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구금된 김 위원장을 조속히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위원장은 삼성의 계열사인 이천전기에서 해고된 뒤 삼성 계열사들의 노조활동을 지원해오다 지난 2003년 '업무방해' 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김 위원장은 삼성SDI의 노사협의회 위원장 선거개입 의혹 등에 관해 쓴 <삼성재벌 노동자 탄압백서>를 발간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삼성의 노조탄압이 사실이 아님에도 삼성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 위원장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진행과정에서 삼성의 무노조방침과 관련된 부분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인정해 공소사실을 변경했지만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실형 5개월을 선고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05년 2월부터 집행유예됐던 징역 기간을 합쳐 총 3년5개월 형을 살고 있다.

지난 2월 국제앰네스티 본부는 김 위원장을 양심수로 지정했지만 여전히 그는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석방은 민주주의 사회 확인의 시작"

이날 동행한 김성환 위원장의 부인 임경옥 씨는 별도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임경옥 씨는 탄원서에서 "재작년 2월 (김 위원장이) 법정구속이 됐을 당시 저는 너무 기가 막혀 웃었다"며 "10년 가까이 전국을 뛰어다니며 '무노조 삼성'에 민주노조의 깃발을 꽂으려 노력했고 삼성의 무지막지한 노동자 탄압의 실상을 알려온 한 노동자의 활동이 세계 굴지의 대기업 삼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임경옥 씨는 "남편은 감옥에서 짐승같은 삶을 강요당하면서 어찌 보면 실속없게도 '상'만 받고 있다"며 "삼성제국 안에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대한민국 안에 삼성이라는 재벌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달라"고 말했다.

임경옥 씨는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은 그 확인의 시작"이라며 "온 나라가 삼성재벌이 정치, 경제, 사법, 언론 권력을 제 손에 쥐고 관리했다는 의심으로 가득한 지금, 부디 이 의심을 잠재워달라"고 호소했다.

"다음 특별사면에 포함되도록 노력 기울이겠다"

이날 면담을 마친 전태일기념사업회 박계현 사무국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청와대로부터 다음 특별사면 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계현 국장은 또 오는 11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는 김성환 위원장에게 이소선 여사 등이 교도소로 방문해 전태일노동상의 상징인 '곧은목지 상'을 직접 수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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