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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가 '일해공원' 바꿔낼까?

영화 상영 계기로 명칭변경 여론 재점화

'일해 공원'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의 흥행이 계기다. 이 영화는 개봉 11일만에 전국 관객 300만을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박근혜도 부적절하다던 '일해공원' 명칭, 끝내 고집한 합천군

올해 초 경남 합천군이 군 내에 조성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따 '일해 공원'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을 주장한 이들은 합천이 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1980년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책임이 있는 전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명칭을 쓰는 것은 합천 주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합천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을 반대하는 글이 쏟아졌다. 이에 동조하는 여론도 거셌다.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은 부적절하다"며 동참할 정도로 거셌던 여론은 시간이 지나며 누그러들었다.

결국 합천군은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최근 영화 '화려한 휴가'가 개봉하면서, '일해공원' 반대 여론이 다시 일어났다. '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원회'는 '화려한 휴가'의 개봉일인 지난달 26일, 창원, 진주 등 경남 지역의 이 영화 개봉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원 명칭 철회를 촉구했다.

'일해공원'에서 '화려한 휴가' 상영한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지난달 합천군 측에서 설치한 '일해 공원' 안내 표지판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합천군 쪽에 지난 3일 보냈으며, 합천군의 공식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이번달 중순께 공원을 방문해 직접 표지판을 철거하는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또 오는 9일, 합천 군민들을 대상으로 영화 '화려한 휴가' 함께 보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영화 제작사와 협의해 영화 상영 기간이 끝난 뒤 '일해 공원'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추진하는 등 공원 명칭 반대 운동을 다시 전개하고 있다.
▲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일해공원'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기획시대

온라인 공간도 다시 달아올랐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본 소감과 함께 일해공원이라는 명칭을 고집한 합천군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합천군 홈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해공원' 반대 여론이 이처럼 재점화된 배경에는 영화 '화려한 휴가'의 흥행만 있는 게 아니다.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의 움직임이 역설적으로 일해공원 반대 여론을 더 자극했다는 설명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인 '전사모' 회원들은 영화 '화려한 휴가'를 소개한 기사에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자극적인 언어로 폄하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호남 지역 주민들을 싸잡아 비난하거나, 1980년대 초 군사정권과 결탁한 언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도 5·18 광주의 진실을 외면하는 이들이 이처럼 많다는 사실이 영화 '화려한 휴가' 함께 보기 운동과 일해공원 명칭 반대 운동을 자극하는 촉매가 됐다는 설명이다.
▲ 영화 '화려한 휴가'의 한 장면. 27년 전, 정권과 결탁했던 언론 보도와 한치도 다름없는 주장을 온라인 공간에 그대로 쏟아내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해서도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27년 전 언론 보도와 정부 발표는 그대로 믿는 이들이 신군부 세력의 광주 시민에 대한 발포 명령이 부당한 것이었으며, 명령을 내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11년 전의 법원 판결은 외면하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기획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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