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조 합천군수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심 군수가 군민설문조사 과정에 개입했으며, 설문조사 대상도 지역유지 등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현재 한나라당 차원에서도 "공원 명칭 변경이 재고돼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심 군수는 "명칭 변경은 군민들의 뜻"이라며 '일해공원' 명칭을 고집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 유지 등 특정 계층만 표본으로 삼아"
합천군이 공원명칭 변경을 위해 지난 해 12월 실시한 우편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월 여론조사에서 합천군이 표본으로 선정한 1364명 가운데 △자연마을 이장 360명 △새마을지도자 650명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17명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17명 △군의원 11명 △읍·면장 17명 등 1072명(78.6%)이 기관장·지역유지 및 보수성향의 단체 임원들로 이뤄졌다고 <한겨레>가 3일 보도했다.
합천군은 설문지에 회신한 591명 중 302명(51%)이 공원이름으로 '일해'를 선호한 것을 근거로 이 이름을 확정했다.
또 합천군청의 한 간부급 공무원은 "지난 해 11월 공원명칭에 대한 설문조사계획 시달회의에서 한 간부가 읍ㆍ면장들에게 '군수가 일해공원을 찬성한다'고 암시했으며 이어 모 식당에서 가진 오찬행사에 심 군수가 참석해 '읍ㆍ면장들의 능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는 "회의를 마친 읍ㆍ면장들은 각 지역에서 설문조사에 참여할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등을 모아 회의를 열고 군수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해공원에 대한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실ㆍ과장, 읍ㆍ면ㆍ동장 등 18명이 지난달 초순께 자체 의견조사를 실시, 10명이 반대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군수는 간부회의에서 '일해공원을 반대하는 간부는 합천을 떠나야 한다'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나는 잘 몰라"…여야 정치 공방으로 번져
한편 '일해공원' 문제는 야당 대권주자들의 '역사인식' 문제로 표면화되는 등 여야간 정치공방의 소재로 비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2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해공원' 논란에 대해 "기초단체장이 하는 일까지 논평을 하면 나라가 너무 복잡해진다"고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회피한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앞서 지난 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깊이 내용을 몰라서 (일해공원 문제에 대해) 답변을 잘 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이 전 시장은 경남 합천에 조성되는 일해공원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으로 회피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인혁당 사건 및 긴급조치사건 판사 실명공개가 자신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며"정치지도자가 주요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입장을 회피하거나 몰역사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이 전 시장이 '일해공원이 뭔지 몰라서 답할 수 없다'고 했는데, 지지율 1위 대권주자가 일해공원을 모른다면 거짓말 아니면 바보"라며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결국 바보 대통령 또는 표리부동한 대통령,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야당의 비판에 대해 한나라당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당이 나서서 적절치 못한 일이라고 공식 견해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주자들의 입장 운운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것은 주자들을 음해하기 위한 정략적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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