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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南도 北도 아닌 '조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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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南도 北도 아닌 '조선인'입니다"

[알림]1일 성공회대에서 '우리학교'를 만나보세요

신영복 선생이 사는 아파트 윗층에는 유난히 발소리가 시끄러운 아이가 살았다. 신 선생은 쿵쿵 거리는 소리가 거슬렸지만, '점잖은'(?) 이미지가 마음에 걸려 그 아이를 꾸짖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 놀이터에서 윗집 아이가 놀고 있는 것을 본 신 선생. 근처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그 아이에게 주면서 말을 걸었고, 대화를 나누다 사귀게 됐다. 그런데 그 아이와 사귀게 된 이후, 여전히 그 아이의 발소리는 시끄러웠지만 귀에 덜 거슬리는 것 아닌가. 신 선생은 "예전에 모르는 아이가 그러면 많이 속상했었는데, 그래도 아는 녀석이 그러니까 덜 속상하더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 '만남'의 일화를 통해 '관계'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자기중심성을 벗어나 타자를 알려고 노력하면 이해할 수 있고, 그 와중에 '배려'가 생겨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 '우리학교.' 재일조선인들이 60여 년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조선학교. '우리학교'다. ⓒ프레시안

'조선학교'와 만나보지 않겠습니까?


남한 사회에서는 재일동포들의 '조선학교'를 알리려는 많은 노력들이 있어 왔다.

일본 우익인사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토지반환 소송으로 인해 폐교 위기에 처했던 '도쿄제2조선초급학교'(에다가와 조선학교)가 <SBS스페셜> 및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에는 일본 삿포로의 조선학교를 다룬 다큐영화 <우리학교>가 상영돼 잔잔하지만 거대한 파동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울림을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남과 북'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재외동포들을 '남쪽 편, 북쪽 편'으로 갈라 바라보고 있고, 재일조선인 사회에 대해서도 '조선학교=총련'. '총련=북한', 고로 '조선학교=북한'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편견에도 근거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치열하게 남북 이념전쟁을 하던 때, 조선학교에서는 북한의 정치와 사상을 가르쳤다. 하지만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재일조선인 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조선학교에서도 남과 북을 비등하게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재일조선인 사회는 이제 일제 시대 강제 이주돼 '귀향'을 꿈꾸며 살던 1세대들가 아니라 이제 3~5세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그들을 여전히 남과 북의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오해와 편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남도 북도 아닌 '재일조선인'이다. 이들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조선말이 좋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느냐"며 비아냥거리는 파렴치하거나 무지몽매한 일본인에 맞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민족성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그 일본인들 못지 않게 '그들을 잘 모르는' 고국 동포들까지 꿋꿋하게 우리 말과 글을 지켜 오고 있는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제주도 대성면'이라는 증조할아버지의 고향을 "내 고향"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들을 말이다.

<우리학교>를 다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6월 1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조선학교'와 '재일조선인'을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SBS스페셜-제2학교의 봄>과 <우리학교>가 연속 상영되며, <디아스포라 기행>, <소년의 눈물>을 쓴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 교수(도쿄게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가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다.

혹시 조선학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을 알 수 있는 기회일 테고, 주변에 <우리학교>를 상영하는 영화관을 찾지 못해 영화를 놓쳤던 사람들이나, <SBS스페셜-제2학교의 봄>을 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SBS스페셜-제2학교의 봄>은 2007년 제작된 다큐멘터리로, 2005년에는 1편 격인 <SBS스페셜-제2학교의 여름>이 방영됐었다. SBS 홈페이지(www.sbs.co.kr)에서 다시 볼 수 있는데, '여름' 편을 본 뒤 '봄' 편을 보는 것도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다.

다음 동영상은 지난 25일 서울 안국동 아름다운가게에서 열린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첫걸음식'에 참석한 노래패 '우리나라'가 영화 <우리학교>의 주제가 '우리를 보시라'를 부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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