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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탄압, 일본 과거사 인식 수준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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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학교 탄압, 일본 과거사 인식 수준 상징"

'에다가와 조선학교' 대책회의 결성. 각계인사 109명 동참

일본 도쿄(東京)도의 토지반환 소송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에다가와(技川) 조선학교(도쿄 조선제2초급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모임이 결성됐다. 이 모임에는 여야 국회의원 26명을 포함해 109명의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위기는 반성않는 일본과 무관심한 한국 탓"**

11일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대책회의' 결성식에는 고진화(한나라당) 유기홍(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및 문규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진관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심재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통일위위원장 등이 참석해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살리는데 온 힘을 기울이기로 결의 했다.

<사진1> 결성식

이들은 결성선언문에서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난 지 6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뻔뻔함과 우리의 무능으로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식민종주국 일본 땅에 남게 된 재일 조선인에게 전가됐다"며 "한국사회는 더 이상 재일 조선인의 교육 문제를 남의 문제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는 당장 부끄러운 소송을 취하하고, 일본사회와 정부는 재일조선인의 민족교육권을 확실하게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우리 시민사회와 정부는 재일 조선인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자성하고, 조선학교에 대한 정당한 이해를 바탕으로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홍, 유승희(이상 열린우리당), 이영순(민주노동당) 의원 및 심재환 변호사 등은 오는 14일 일본을 방문해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직접 둘러보고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를 만나 소송을 취하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변호사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는 일본 책임. 일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편 이번 결성식에는 에다가와 조선학교에 대한 토지 반환 소송에 맞서 학교측 변호를 맡고 있는 모로오카 야스코(師岡康子) 변호사와 재일 조선인 김순식 변호사가 참석해, 재판 경과를 설명하고 에다가와 조선학교 및 일본내 민족교육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사진2> 모로오카 변호사

<프레시안>은 결성식에 앞서 서울 공덕동 지구촌동포청년연대(KIN)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났다. 모로오카 변호사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03년 조선학교 출신 동포에 대한 국립대학 입학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려 할 때 주도적으로 맞서 싸웠고, 일본의 각종 전후청산 관련 재판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순식 변호사는 재일 조선인으로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모로오카 변호사는 "식민지 시기에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해 오게 하고, 조선인들에게서 조선어를 배울 권리를 빼앗은 것은 일본이며, 에다가와라는 쓰레기 처리장으로 조선인들을 내쫓은 것도 일본이다. 결국 조선인 학교 문제는 일본 사람들의 책임"이라며 "일본 사람들이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식민지 지배 역사 청산 차원에서 스스로 문제제기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로오카 변호사는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재일 조선인들 스스로 지켜왔던 민족교육이나 지역 공동체를 방치하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탄압하고 빼앗으려는 것은 그들에게 이중, 삼중의 피해를 주는 것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재판을 통해 토지 사용 승인 뿐만 아니라, 민족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 받는 판결을 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로오카 변호사는 '이시하라 도쿄도지사 취임과 에다가와 조선학교 소송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시하라 도지사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망언적 발언을 하고, 특히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노골적으로 하는 사람인데다, 일본인 납치문제가 이슈화 되며 사회적으로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폭력이나 협박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이시하라 도지사를 비롯해 식민지 지배 역사를 반성하지 않는 세력들이 있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사진3> 김순식 변호사

***재일 조선인 김순식 변호사 "민족교육으로 재일 조선인 정체성 떳떳하게 지키고 살아"**

김순식 변호사도 "현재 일본 정부에서는 조선학교에 대한 지원금은 커녕 지자체에서 그나마 조금 지원해주던 것도 자민당에서는 축소·폐지를 하려 하고 있다"며 "일본 내 양심세력의 지원을 받지만 여전히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내 자신이 재일 조선인이라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기고 떳떳하게 정체성을 지키고 살 수 있게 한 것이 민족 교육"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재일 조선인 문제는 역사적으로 일본의 식민지배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전후처리 차원에서 그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한국은 민주화의 역사 속에서 재외동포 문제에 관심을 크게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재외동포 문제에도 눈을 돌려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스 시작>
***에다가와 조선학교는?**

일제 식민 강점기 시절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 중 1천여명이 1940년 동경올림픽(중일전쟁으로 중단)을 이유로 시 외곽인 에다가와 지역으로 쫓겨났다. 당시 에다가와는 쓰레기 소각장과 소독장이 있던 곳으로 상하수도 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황무지였다. 그러나 조선인들은 황무지를 개간해 정착했으며, 민족교육을 위한 학교 '도쿄조선제2초급학교'를 세웠다.

조선학교는 1955년부터 터의 일부를 사들이고 나머지는 임대료를 지급했으며, 72년에는 도쿄도가 학교의 역사적 설립 배경 및 교육기관임에도 조선학교라는 이유로 국고보조가 전혀 없음을 감안해 학교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70년~90년까지 20년간 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한편, '계약 기간 완료 시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으면 협의해 선처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무상임대 계약 기간이 90년 완료된 이후에 도쿄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2003년 갑자기 '주민 감사 청구'를 이유로 90년부터 지급하지 않은 토지 임대료 4억엔 지불 및 학교 부지 1500평 중 도쿄도 소유지인 1220평 반환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동포들은 극우적 성향의 이시하라 도지사가 에다가와 지역 재개발 및 재일 조선인을 탄압을 위해 학교부지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인 변호사 2명 포함, 김순식 변호사 및 재일동포 변호사 1명 등 4명의 변호사가 변론을 맡고 있으며, 공판이 계속 진행중이다. 에다가와 조선학교에는 현재 7명의 교사가 6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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