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희망조합',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 준비위원회는 1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더 이상 방송위는 경인TV의 허가 추천을 지연할 이유가 없다"며 "1300만 지역민의 조속한 시청주권 회복이야말로 방송위의 최우선 정책 과제"라고 밝혔다.
각 방송사 노동조합을 비롯해 경기·인천지역 시민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방송위의 허가 추천을 요구했다.
2004년 12월 경인방송이 정파된 뒤 구 iTV 직원들로 구성된 '희망조합'의 조합원 180명은 지난 12일부터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1주일째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경인지역 시청주권 회복이 우선이다"
지난해 4월 방송위는 영안모자, CBS 등이 참가한 '경인TV 컨소시엄'을 경인지역 새 지상파 방송 사업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현덕 당시 경인TV 공동대표는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에 대해 국가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고, 이들간의 공방은 국감에 이어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방송위는 백 회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경인TV 허가추천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이후 지난 1월 여야 국회의원 87명이 경인TV 허가추천을 촉구하는 서명을 발표하는 등 사회적 요구가 거세자 방송위는 지난 2월 방송위원 5인이 참여한 '경인민방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0일 열리는 전체회의 '조건부 허가 추천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방송위가 어떤 조건을 내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언론노조 등은 19일 기자회견문에서 "이미 5인 소위원회에서 허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며 "방송위가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경환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회 공동대표는 "최근 각종을 의혹을 사고 있는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얼마전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를 약속했다"며 "방송위 전체회의에서 허가 추천이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환균 PD연합회 회장은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단순히 희망조합원들을 위해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경인지역 시청주권 회복을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방송위는 위험한 줄타기 하지 말라"
방송위 노동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법과 절차를 무시한 채 책임을 방기하는 방송위 상임위원들에게 더 이상 위험하고 우스꽝스런 줄타기는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경인TV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청와대 일부 인사들이 개입해 영인모자의 자격을 박탈하고 특정 집단에게 경인지역 민영방송을 넘겨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백성학 회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뒤 즉각 방송위가 '허가 추천 보류 선언'을 한 이유도 이와 연계됐다는 것.
지난 18일 성명을 낸 문화연대는 "우리는 방송위의 판단을 1300만 지역 시청자들과 함께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방송위가 상식과 통하는 길을 택하는지, 아니면 정치권력과의 야합의 노선을 끝까지 고수할 것인지 냉정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CBS는 지면 사유화 중단해야"
200여개 경기지역 및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도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성명을 내고 경인TV 사업자 허가추천이 지연시키는 일부 행태들을 비난했다.
인천지역 단체들은 "경인TV 방송의 주요 주주로서 대주주인 영안모자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CBS는 백 회장의 스파이 설에 대한 검찰의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최근부터 연일 1면 머리기사로 이와 관련된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다"며 "자사의 이해관계가 걸린 내용을 공공재인 매체를 이용해 보도하는 것은 의혹 부풀리기의 전형이며 지면 사유화"라고 지적했다.
경기지역 단체들 역시 "CBS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일방적인 주장을 끊임없이 반복해 물타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단순한 의혹 제기수준이 아니라면 객관적인 검증을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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