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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갈등, 왜 정부가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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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갈등, 왜 정부가 부추기나

[기자의 눈]지금이라도 해결 위해 중재에 나서야

성과급 50% 삭감이라는, 어찌 보면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현대차의 노사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가 회사에 특별교섭을 요구하며 15일 부분파업에 들어가자 경제 5단체가 공동으로 성명을 내는 등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이번 갈등이 현대차라는 개별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전체 재계와의 싸움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이 제시하는 해법의 위험성이다. 재계를 비롯해 노동부 장관까지 나서서 한 목소리로 현대차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법과 원칙에 의한 대응을 천명했다. 어디에도 사태의 본질에 대한 언급은 없고 오히려 현대차의 더욱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현대차의 강경한 대응'이 이 사태의 해법이 될까?

"대화하자"는 요구조차 수용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 현대차 노사갈등이 노조의 파업으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16일 대화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레시안

돌이켜보면 이번 싸움은 사실 이렇게까지 확대되지 않았어도 될 일이었다. 조합원들에게는 경제적인 이유로 중요한 문제이긴 하나 노사관계가 이처럼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나는' 팽팽한 대립으로 치닫을 만한 사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노사 모두 자신들의 입장만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당연한 얘기가 울산에서는 안 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면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사실상 현대차 회사측이다. 노조는 '삭감된 성과급 지급'이라는 표면적인 요구사항에 앞서 "일단 특별교섭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간담회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테이블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회사다.

노조는 16일 오전 10시 교섭위원들이 협상장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에 나올지 말지의 선택은 회사 몫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 쪽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나온다면 대화 형식은 특별교섭이 아니어도 좋다고까지 했다. 이 쯤에서 노사갈등이 풀릴 수 있을지는 일단 현대차에 달린 셈이다.

"불법파업"이라는 '속 편한 말' 대신 대화 중재에 나서야

이같은 상황에서 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재계가 내놓은 입장은 '한심하다'고 할 만하다. 오히려 현대차를 설득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해야 할 곳에서 "노조의 파업은 불법"이라며 딴청만 놓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현행법상 불법임은 맞다. 내용에서도 그렇고 형식적으로도 합법적인 파업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에 주목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노동부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불법 운운은 '속 편한 말'이기는 하나, 사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정부가 본질적이지 않은 불법파업 얘기로 갈등에 기름을 붓기 보다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노사 모두에게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더욱이 재계 또한 현대차의 원칙적인 대응을 주문하며 퇴로를 막고 있다. 마치 이번 갈등이 전체 노동계와 재계의 대리전인 것처럼 몰아붙여 현대차가 적절한 수준에서 노조와 타협하려는 시도를 감히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대차 노사 모두를 벼랑끝으로 모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경제5단체가 지적한대로 "수출과 국민경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바로미터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이 기업들이 강조하곤 하는 '상생하는 노사관계'를 위해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부와 재계가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오히려 대화의 길을 열어 노사 양측 모두에게 퇴로를 확보해주는 것이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한 행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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