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로 이적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의 꿈을 키웠던 박찬호에게 적신호가 켜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페드로 아스타시오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바람에 박찬호가 불펜 투수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구단 홈페이지는 14일(한국시간) "지난 달 28일 주루 플레이를 하다 대퇴사두근 통증으로 15일 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아스타시오가 오는 17일 워싱턴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고 발표했다.
아스타시오는 올 시즌 전반기에 텍사스에서 2승 8패, 방어율 6.04로 부진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뒤 투구 리듬을 되찾아 2승 2패, 방어율 3.76을 기록했다. 특히 8월에는 26이닝을 투구하며 탈삼진 15개를 잡아내며 방어율 2.42를 기록했다.
반면 아스타시오에게 선발 자리를 뺏긴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4승 2패, 방어율 6.03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 구원투수로 단 한 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박찬호는 4년 만에 불펜 투수로 경기에 나서게 된 셈이다. 투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홈구장을 갖고 있는 샌디에이고에 이적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던 박찬호는 지난 11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극심한 제구력 불안으로 채 2이닝을 버티지 못한 채 강판 당해 불펜투수 전락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었다.
박찬호 대신 선발진에 합류한 아스타시오는 박찬호와 LA 다저스, 텍사스, 샌디에이고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는 투수. 박찬호보다 2년 먼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아스타시오는 1993년 14승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그 뒤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1999년 '투수들의 무덤'인 콜로라도에서 17승을 기록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불펜투수로 전락한 박찬호는 일단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며 선발진 재진입은 팀내 다른 선발투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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