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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에 '막가파식'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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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에 '막가파식' 보복

정착촌 건설 강행, 송금 중단, 습격-체포 작전 등

팔레스타인이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데 대해 이스라엘이 보복의 칼을 빼들었다.

먼저 정착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00가구에 달하는 주택 건설 등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 일대의 정착촌 건설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동예루살렘에 1650가구, 요르단강 서안의 에프라트‧구쉬 에치온‧마알레 아두밈 등지에 300여 가구가 지어진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이 파탄난 것도 이스라엘이 협상중에 정착촌 건설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정착촌이 건설되는 곳은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에 돌려줘야 할 영토'라고 언급한 '1967년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이다. (☞관련기사 다시보기)

영국 <BBC> 방송은 "이스라엘은 불복하고 있지만 정착촌 건설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불법 점령이자 팔레스타인 입장에서 도발로 받아들이는 정착촌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이번 발표에 대해 <BBC>는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에 가입한 것)에 대한 '처벌'"라고 해석했다. 팔레스타인은 정착촌 건설이 중단돼야 평화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은 또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을 지지하는 나라들에 대한 경고의 뜻도 있다면서 "만약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이스라엘은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이른바 '웨스트 뱅크'에 건설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로이터=뉴시스

이스라엘 외무부, '보복성 조치' 시인

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송금도 올 들어 두 번째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항구를 통해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가는 상품에 부과된 관세를 매달 팔레스타인 당국에 전달하고 있었지만 이를 중단키로 한 것. 관세 액수는 매달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5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정파 파타가 무장투쟁 정파 하마스와 화해하자 송금을 차단했었다. 당시 자치정부는 15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등 곤란을 겪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조치에 팔레스타인은 즉각 반발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대변인을 통해 "정착촌 건설에 속도를 내는 것은 평화협상 과정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은 유엔,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중동 평화협상 중재 4자, 이른바 '콰르텟'에 해당 지역 전체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신중하지 못한 행위'를 말려달라고 촉구했다.

자금동결 조치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돈을 훔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마슈르 아부 다카 팔레스타인 통신장관은 이날 오전 서안과 가자지구 일대의 인터넷 불통을 불러온 서버 공격에 이스라엘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준 유네스코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를 "비극"이라고 칭하는 등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이갈 팔모르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착촌 건설 가속화 조치는 팔레스타인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모르 대변인은 "유엔에서든 다른 국제 무대에서든 이스라엘에 대적하기 위한 일방적인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런 전술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며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이틀새 라말라 인근 3차례 급습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도 있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고위인사 하산 유세프와 그 아들 오와이스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 수도인 라말라 외곽에서 체포했다. 유세프는 팔레스타인의 국회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입법의회'(PLC) 의원이며 테러조직에 가입됐다는 혐의로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6년간 복역한 뒤 지난 8월 석방됐었다.

하마스는 2006년 총선을 통해 PLC에서 다수당이 된 '원내' 정파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고 테러단체로 여겨 왔다. 이스라엘은 현재도 하마스 소속 20명 등 PLC 의원 23명을 구금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유세프의 혐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거부한 채 "하마스와의 연계"를 사유로 밝혔다.

앞서 '1 대 1027' 죄수 맞교환을 통해 형성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화해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하마스 당국자인 이스마일 아부 라드완이 유세프 체포를 규탄하며 상응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장 충돌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31일 밤 웨스트뱅크의 몇몇 지역에서 벌어진 야간 작전을 통해 팔레스타인인 11명을 체포했다고 <신화> 통신이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앞서 <팔레스타인 뉴스네트워크>(PNN)은 31일 이른 아침 이스라엘군이 예루살렘과 나블루스, 베들레헴 등 웨스트뱅크의 16개 마을을 습격해 9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팔레스타인인 중에는 14세 소년 아불카림 알샤이코우키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5세 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3차례의 군사 행동이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8월 이후 간간이 공습이 행해져 오던 가자지구가 아니라 웨스트뱅크의 라말라 인근으로 공세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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