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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엔 일언반구 없는데 왜 우리만 양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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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엔 일언반구 없는데 왜 우리만 양보해야 하나"

팔레스타인, 서방 중재안 거부…내주부터 안보리서 회원국 승인 논의

유엔 회원국 지위 획득을 추진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엔(UN),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 소위 '중재 4자'(Quartet)가 제안한 평화협상 재개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내놓은 중재안은 팔레스타인이 유엔 회원국 지위를 추진하기 전에 이스라엘과 합의를 이룰 것을 일종의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이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중재자들이 내놓은 평화협상 제안을 검토했지만 제안 중의 어느 부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착촌 건설을 중단할 것에 대한 요구는 없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압바스 수반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한 후 귀국하면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정착촌 건설 중단을 포함하지 않은 어떤 대화 시작점에도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도 이날 중재 4자가 내놓은 방안에는 정착촌 문제는 물론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 당시의 국경으로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도 빠져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압바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팔레스타인의 유엔 회원국 지위 신청안을 제출했다. 그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팔레스타인은) 수십 년 간 (이스라엘의) 식민지배로 갈 곳을 잃고 끊임없이 고통받았다"면서 "용감하고 자랑스러운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지구상의 다른 국민들처럼 독립적인 주권국가에서 살아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격렬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연설에서 문제의 핵심은 정착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유대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유엔에 정회원국 지위를 신청함으로써 평화 제의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중재 4자는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신청안 제출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에 평화협상을 한 달 내로 재개해 2012년까지 마무리하는 시간표를 제안했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직접 평화협상은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 건설을 재개하면서 중단됐다.

▲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회원국 가입 신청 서한을 들어 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압바스 수반은 연설 이후 이 서한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AP=연합뉴스

이후 전망은?

이미 유엔에 회원국 신청안을 제출한 팔레스타인이 중재 4자의 협상 재개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유엔을 통해 다뤄지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6일부터 이 사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다. 하지만 표결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미국 등 반대측 입장에서도 서두를 이유가 없고 팔레스타인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밝힌바 있다.

유엔이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1단계로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이들을 포함한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8개 이사국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 표만이 모자라는 상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이미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아랍의 봄'으로 더욱 고양된 중동 지방의 뿌리깊은 반미 정서에 다시 불이 붙겠지만 9개 이상의 이사국이 찬성할 경우 다른 방법이 없게 됐다.

또 회원국 지위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팔레스타인이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다면 '옵서버 국가'로 승인받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팔레스타인 측은 193개 회원국 중 "최소 129개국"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129개국은 유엔 회원국 가입을 안보리가 승인할 경우의 2단계 절차인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 2/3의 동의'에 필요한 표 수이기도 하다.

한나 아미레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행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우리는 제2의 방식을 택할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이 바로 유엔 정회원국이 될 수 없을 경우 유엔 총회로 가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회원국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옵서버 국가 지위 획득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옵서버 국가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각종 국제 기구 및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며 특히 과거 이스라엘의 폭력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로 제소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라미레흐 위원은 네타냐후 총리의 '유대인 국가'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스라엘 지역에만 10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있다"며 "어떻게 유대 국가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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