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당내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방문에 대해 당 지도부 일각에서 '보수 세력에게 괜한 빌미를 줄 수 있다'며 만류하고 나서기도 했으나 김 의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당초 개성 현지에서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 일행과도 만날 예정이었으나, 현 회장이 국내 일정을 이유로 이날 오후 시급히 불참을 알렸다.
예정대로 개성공단 방문
김 의장 일행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인 삼덕통상(신발), 신원(의류), 로만손(손목시계) 등을 방문해 북측 근로자들의 근무하는 모습과 근로환경 등을 직접 살펴보고 토지공사 및 현대아산 개성사무소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또 이날 열릴 개성공업지구관리위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는 김근태 의장을 비롯해 천정배 전 법무장관, 이미경 비상대책위원, 원혜영 사무총장, 이계안 비서실장,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우상호 의원 등 의원 7명과 당관계자, 기자단 등 총 41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사업지원단에서는 고경빈 단장이 동행한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개성공단을 방문해 한반도가 핵실험에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이며 기업들에게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도 갈까?
그러나 지도부의 일원인 김부겸 의원이나 정장선 의원 등은 "개성공단 사업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방향은 옳으나 2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김 의장과 동행하는 원혜영 사무총장 역시 "시기상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단촐하게 다녀오겠다"며 "여러분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번만 도와달라"고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김 의장이 이례적으로 결단력 있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번 개성 방문을 계기로 자신을 한반도 평화세력으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역으로 당 일각의 반발을 김 의장 행보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김 의장이 이 추세를 몰아 내달 18일 금강산 관광 8주년 기념 차 금강산을 방문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16일 현정은 회장의 초청에 김 의장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었다.
특히 금강산 관광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에 돈을 주기 위해 마련된 것 같다"고 밝히는 등 미국과 한나라당의 중단 압력이 거센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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