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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PP 협상 출발부터 '삐걱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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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PP 협상 출발부터 '삐걱삐걱'

국민 84% "정부가 충분한 정보 제공 안 해"…미국과는 '신경전'

일본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일본 정부가 사실상의 미일 자유무역협정(FTA)로 불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일본 국민 1857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3일에 실시해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TPP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듣지 못했다고 응답한 반면, 충분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7%에 그쳤다.

이는 일본의 TPP 참여 자체에 찬성하는 이들이 46%로 반대 28%를 크게 웃돈 것과는 달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TPP 참여를 밀어붙이면서 국민들에게 적절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는 불만으로 풀이된다.

또 TPP 협상 과정에서 미국 등에 대한 일본의 협상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은 25%에 그친 반면,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응답한 이들은 73%에 달해 양국간 '이익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를 의심하는 것으로 드러냈다. 여당인 민주당 내 반발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서둘러 TPP 참여 의사를 표명한 노다 정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염려가 '기우'가 아니라는 것은 12~13일 하와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드러났다. APEC 참가에 앞서 11일 'TPP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말 대신 '협상 참여를 위해 관련국과 협의하겠다'라는 애매한 발표를 한 노다 총리는 정작 12일 APEC에서 열린 TPP 협상국 정상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도 참가하지 못했다.

▲ 13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APEC 정상회의에 맞추기 위해 서둘러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당사국들로부터 '무시'를 당한 셈이다. 또한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집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12일 일본의 협상 참가로 인해 지금까지의 TPP 협상 내용을 다시 협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아 일본을 무작정 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아울러 일본의 참여에 가장 반색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이) 높은 수준의 합의를 향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지킬 건 지키겠다"고 공언했던 노다 총리에게 높은 수준의 무역 개방을 요구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 12일 미일 정상회담이 끝난 후 미 백악관은 "노다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TPP 협상 대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라고 발표했다가 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해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아사히>는 13일 이 소식을 전하며 미국 측이 (일본 정부)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외무성 측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농민들의 반발을 의식해 현재 개방 수준이 낮은 농산물 시장은 계속 지켜낼 뜻을 밝혔지만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일본 시장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TPP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현재 20개월 미만으로 정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한 완화와 자동차 시장 진입 장벽 개선 등 '선결조건'을 먼저 풀자는 의지를 보인 상태다.

일본 정부가 TPP 참가를 위한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에도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면 현재 일본 내 반발 기류는 더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노다 총리의 지역구인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에서는 13일 농민과 노동자 500명이 모여 TPP 반대 집회를 열고 TPP 협의보다 대지진 복구에 힘쓰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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