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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검찰, 스트로스칸 공소 취하…그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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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검찰, 스트로스칸 공소 취하…그의 앞날은?

美 검찰, 물적 증거·진술 신뢰 부족으로 공소 안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미국 검찰이 법원에 공소 취하를 요청하기로 했다. 성폭행을 입증할 만한 물적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의 진술 역시 믿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 검찰은 22일 스트로스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호텔 여종업원과 변호인을 검찰청사로 불러 공소 취하 방침을 통보했다.

검찰은 25쪽 분량의 공문을 통해 공소 취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공문은 스트로스칸 전 총재를 고발한 고소인의 진술이 처음에는 신뢰가 갔지만 나중에는 때때로 납득이 가지 않는 거짓말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소인이 입었던 제복에서 스트로스칸 전 총재의 정액이 검출된 점을 들어 둘 사이에 짧은 성적 접촉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스트로스칸이 강제로 성관계를 시도했거나 둘이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할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스트로스칸과 고소인의 손톱에서 상대방의 디엔에이(DNA)가 나오지 않아 다툼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고소인의 스타킹과 속옷에서 스트로스칸의 디엔에이가 발견됐지만 속옷 안으로 손을 넣어 고소인의 성기를 만졌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로는 불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AP=연합뉴스

검찰은 이러한 증거 부족 때문에 고소인의 진술에 의존해야했지만 고소인이 거짓말을 반복하면서 진술의 신뢰성에 의심이 갔다고 밝혔다. 고소인이 성폭행을 당한 직후 행동에 대해서도 진술을 바꿨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기니에서 미국으로 망명할 때 현지 군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한 게 거짓으로 들어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스트로스칸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이러한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고 고소인 측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고소인측 변호사 케네스 톰슨은 이 공문이 고소인의 신뢰성을 헐뜯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검찰이 이 사건에서 도망치려는 걸 변명하려고 비상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비꼬았다.

톰슨은 또 고소인과 변호인단이 검사실에서 공소 취하에 대한 설명을 들은 시간이 20~30초에 불과했으며 검사들은 피해 여성의 거짓말을 탓할 뿐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담당한 사이러스 밴스 검사가 법률적, 의학적, 물리적 증거를 깡그리 무시했다며 "우리 어머니, 자매, 딸과 아내를 강간범으로부터 지키라고 뽑아준 검찰이 이런 결정을 내리면 누구한테 일을 맡기겠느냐"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톰슨 변호사 자신도 적절한 처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디언>은 검찰이 공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중에 고소인 측이 지난 8일 스트로스칸을 민사 법정에 추가로 고소하면서 밴스 검사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한 변호사는 이날 <가디언>에 "공소 취하는 스트로스칸이 결백하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검찰이 이 사건이 재판으로 갈 수 없다고 믿었다는 걸 의미한다"며 "검찰은 고소인을 믿지 못한 게 아니라 그가 선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믿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의 인권 변호사 론 쿠비는 밴스 검사가 이 사건을 잘못 다루었다고 비판했다.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도 전에 성급하게 스트로스 칸을 기소했다는 것이다.

한편, 스트로스칸은 지난 5월 뉴욕 맨해튼 소피헬 호텔에서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된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에 돌아갈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프랑스 언론들은 미국 검찰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프랑스 내 스트로스칸의 명성은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로도 점쳐지고 있는 스트로스칸에 대한 여성 유권자들의 표가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에서도 작가 트리스탄 바농이 2003년 스트로스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이 그의 혐의를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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