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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스트로스칸 결국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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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스트로스칸 결국 사임

뉴욕 경찰 "성폭력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확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14일 호텔 룸메이드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로 뉴욕 경찰에 체포된지 나흘만이다. IMF 이사회의 스트로스칸의 사임 의사를 즉각 수용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성명을 통해 "IMF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이사회에 표명할 수밖에 없게 돼 무한히 슬프다"면서 "이 순간 우선 누구보다 사랑하는 내 아내와 아이들, 내 가정, 내 친구들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모든 혐의에 대해 최대한 확고하게 부정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여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거부했다.
▲ 스트로스칸 IMF 총재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된지 나흘만에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AP=연합
"그의 과거 성추문과 차원이 다른 사건으로 전세계 충격 받아"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강간 미수, 오럴 섹스 강요 등 그에 대한 혐의는 그동안 그가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성추문과는 전적적으로 달라, 비교적 유력 인사의 성추문에 관대했던 그의 모국 프랑스 등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면서 그가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전했다.

이미 스트로스칸의 혐의는 점점 물증으로 굳어지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는 쪽으로 변호사들의 전략이 바뀌었지만, 뉴욕 경찰은 피해 여성이 오럴 섹스를 강요당하면서 침을 뱉었다는 호텔 방 카펫에서 체액을 발견해 DNA 분석에 들어가는 등 성폭력을 입증하는 수사가 급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체액 속에 스트로스칸의 정액 성분도 남아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DNA 검사 결과는 향후 며칠 내에 나올 예정이다.

또한 경찰은 호텔 싱크대 배수구에 자외선을 쬔 결과 체액 성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검체를 채취했으며 현장에서 쓰고 버린 1회용 콘택트렌즈와 이쑤시개, 물컵, 혈액이 묻어 있는 1회용 반창고 등을 증거물로 수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특히 경찰은 호텔 방문의 전자키 사용기록을 확인한 결과 피해여성이 객실 청소 업무 때와 마찬가지로 문을 계속 열어 놓고 닫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으며, 피해여성의 변호인 측도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면 문을 열어뒀을 리가 없다"면서 전자키 사용 기록을 스트로스칸의 '합의된 성관계'라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5년 임기의 IMF 총재직이 '희대의 성추문' 사건으로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벌써부터 후임을 둘러싸고 그동안 이 자리를 도맡아온 유럽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영향력이 확대된 중국 등 신흥국들의 힘겨루기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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