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최근 중국 증시의 쇼크를 받아 미국 증시가 동반 급락한 배경으로 '미국의 부채 문제'를 지목했다.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1일(현지시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부채 중 상당액을 중국을 비롯해 금융시장이 취약한 국가들이 소유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위험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러리 의원은 이어 "지난 6년 간 부시 정권의 경제 정책은 미국 경제의 주권 상실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우리는 까딱하다가는 베이징, 상하이, 도쿄에서 이뤄지는 경제적 결정의 인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힐러리 의원이 이 서한에서 언급한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쌍둥이 적자(twin deficit, 경상적자와 재정적자의 동시 적자)'와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 미국의 쌍둥이 적자를 동아시아 국가들이 대미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로 보전해 주는 것)' 문제다.
그 동안 미국은 자국 경제가 허용하는 한도 이상의 소비와 투자를 하기 위해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미국 국채를 팔아 달러를 빌려오는, 이른바 '달러 재활용(dollar recycling)' 방식을 이용해 왔다.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미국이 '흥청망청 쓸 수 있는' 달러를 계속 빌려줌으로써 대미수출을 유지·확대하는 전략을 써 왔다. 하지만 빚을 매개로 한 이런 균형은 서로에게 위험할 뿐이라는 것을 이번 사태가 여실히 보여줬다는 것.
사실 미국의 빚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골칫거리다.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들의 그칠 줄 모르는 지출로 부채가 계속 늘어난 데에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의 금리가 계속 인상되면서 부채이자마저 불어났다. 2005년 말 현재 미국의 해외부채는 13조6000억 달러로 가구당 11만9000달러 수준이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대외의존도 감축 법안'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외의존도 감축 법안이란 미국의 대외부채가 미 국내총생산(GDP)의 25%를 넘을 경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정 조치를 발동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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