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폭락한 근본적인 배경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있으며, 중국 증시가 추가로 조정될 것인지 여부는 다름 아닌 미국에 달려 있다."
28일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중국 증시가 급락한 뒤 그 파장이 전 세계 증시로 급속히 퍼져나간 배경의 하나로 '미국 부동산시장 발(發) 위기'를 들었다. 미국발 위기가 중국발 위기를 야기했고, 이 위기가 부메랑이 돼 미국 증시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증시로 되돌아 왔다는 것.
이 신문이 지적한 대로, 최근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신용도가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가 심각한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다.
모기지 랜드서 네트워크, 오우닛 모기지 솔루션스, 레스매 등 미국의 주요 모기지 업체들이 최근 줄줄이 폐업이나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 등 모기지 업체를 자회사로 보유한 제조업체나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모기지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
이처럼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이 전 부문에 걸쳐 타격을 입으면서 모기지 대출 조건이 대폭 강화됐고, 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몇 년 간 미국에서 일어난 부동산 붐을 타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개인들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자 줄줄이 파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미국 기업들이 '투자 및 대출 축소'에 나서고, 가계와 개인들이 '소비 축소'에 나서면 그동안 '전망만 무성했던' 미국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그 타격이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에 가장 먼저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런 전망과 함께 세계 증시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국제 금융시장 메커니즘의 '본질'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불안 심리에서 중국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증시가 급락했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면서 아울러 "중국은 지난해 100% 이상 주가가 올라 이같은 고속 성장이 계속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 증시의 조정은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머징마켓(신흥시장)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 봤다. 단,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 그리고 미국 대출시장이 '정신을 차릴 경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거나, 설사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한편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대거 투매를 한 배경으로 중국이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하는 행위를 규제하거나 주식투자 소득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진 것과 관련해 중국 재무부와 조세당국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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