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의회 중간선거가 끝난 후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재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내년 3월까지도 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DDA가 아예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라미 사무총장은 9일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 전했다.
파스칼 라미 "DDA 협상, 실패로 끝날 위험성 분명히 있다"
이런 라미의 발언은 올해 연말로 예정된 미국 의회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 지도부의 재편이 확정돼 미국 정부가 DDA 체결을 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입장이 되기 전에는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이 DDA 협상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이달 말이나 11월 초에 열릴 예정인 G20(농수산물 수출 개도국 그룹) 회의에서 DDA 협상 재개 여부에 대한 보다 분명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미 사무총장은 "2007년 어느 시점에는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믿을 만하며,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협상시간표"라고 주장하면서도 "현재 (DDA 협상의 재개에) 실패할 가능성이 심각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미는 또 DDA 협상 재개에 성공하려면 DDA 협상을 파행으로 이끈 주된 원인인 '농업 문제'에 대해 미국, EU, 일본, 브라질 등 주요 이해당사국들의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농업협상 관련국들 간에 비공개 막후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미는 이어 "그렇지 않을 경우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협상이 재개된다면 (미국, EU 등 선진국들이) 먼저 유연성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미는 "지난 7월 DDA 협상이 결렬된 후의 상황을 보면 이 협상이 실패로 끝날 위험이 분명히 있다"면서 "DDA 협상이 실패로 끝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보호주의적 압력이 강화되면서 다자간 무역체제에 대한 신뢰가 손상될 것이며, 그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상대적으로 가난하고 약한 개발도상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7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본부에서 일반이사회를 열고, DDA 협상의 중단을 공식 확정한 바 있다. DDA 협상은 미국, 유럽연합(EU) 국가 등 주요 선진국들이 국내 농업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하면서 난항을 거듭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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