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선진국의 농업보조금과 개발도상국의 시장개방 문제에 대해 자유무역기구(WTO) 회원국들 사이의 의견충돌로 중단됐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등 주요 협상국들이 DDA 협상을 일단 재개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DDA 협상이 연내 타결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농수산물 수출 개도국 그룹인 G20 각료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각료회의에 참여한 국가들은 DDA 협상이 빠른 시일 안에 재개돼야 한다는 데 원칙적인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틀간 진행된 G20 각료회의에는 DDA 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선진국의 농업보조금과 개발도상국의 시장개방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미국과 EU, 일본, 브라질 등이 참여했다.
이번 각료회의는 사실상 지난 7월 미국, EU, 일본, 호주, 인도, 브라질 등 주요 6개국 대표들 간의 막판 절충 협상이 결렬되면서 중단된 DDA 협상 재개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라미 WTO 사무총장은 "선진국의 농업보조금과 개도국의 시장 개방 문제에 대한 견해 차에도 불구하고 DDA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협상 결렬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라미 사무총장은 "회의 참가국들이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 최종 협상 타결 시점을 내년 초 정도로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출범한 DDA 협상은 당초 타결시한이었던 2004년 말은 물론, 수정된 타결시한인 올해 말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
통상전문가들은 다음달 말이나 11월 초에 열릴 다시 열릴 예정인 G20 회의에서 DDA 협상 재개에 대한 분명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1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폐막된 유럽·아시아 정상회의(ASEM)는 DDA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폐막 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DDA 협상 당사국들에게 "상황이 허락하는 한 조속히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필요한 의지와 신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청하는 한편, "시장 개방의 과정이 확실한 혜택을 제공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DDA 협상에서 최대 쟁점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농업보조금 문제에 대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에는 실제 이번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지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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