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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또 금리인상…한은도 뒤쫓아 콜금리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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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또 금리인상…한은도 뒤쫓아 콜금리 올릴까?

버냉키 "돈줄 더 조여"…이성태 한은총재 내정자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4.75%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현재 4%인 우리나라 정책금리도 인상 압력을 받게 됐다.

2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벤 버냉키 신임 의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4.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 연준은 앞으로도 '경제성장의 지속'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이 이미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에 동참했고 일본도 그간의 긴축정책에서 벗어나 금리를 인상할 조짐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금리인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버냉키, '경기 둔화'보다는 '인플레 압력'에 주목**

2004년 6월에 1%였던 미국의 정책금리는 그 뒤 이날까지 22개월에 걸쳐 모두 15번의 인상을 통해 4.75%로 뛰어올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통화정책 방향에 관한 발표문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표현 대신 "에너지 및 기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자원 활용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이번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막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회는 "2005년 4분기에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일시적이거나 특수 요인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기 들어 경세성장세는 강하게 반등했고 앞으로는 지속가능한 속도로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또 "지속가능한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추가적인 정책 다지기가 필요할 수 있다고 위원회는 판단한다"라는 표현을 삽입해 앞으로 금리가 더 인상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달러화 강세 반응…뉴욕 외환시장은 '울상'**

미국이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인상했고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엔화와 유로화에 비해 상승했다. 또 미국 국채의 금리도 급등했다.

한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등 뉴욕 증권시장의 3대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급반전하며 연준의 결정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우량주(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93.81포인트(0.83%) 하락한 1만1156.3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날 종가 대비 11.44포인트 하락한 2304로 장을 마감했고, 대형주 중심의 'S&P 지수'는 8.30포인트(0.64%) 하락한 1293.31을 기록했다.

***금리인상 계속될 가능성 높아…'금리 5% 시대' 코앞에**

이번 금리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연준이 지난 22월 간 계속해 온 금리인상 행진을 언제까지, 어떤 속도로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시장은 앞으로 적어도 5%까지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결정한 2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은 94%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날인 28일의 79%에서 급등한 것이다.

5월 10일로 예정된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경기의 급격한 둔화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다만 주택경기가 지나치게 가라앉고 소비지출도 둔화될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2001년 상반기에 6.5%에 달했던 금리를 연말까지 1.75%로 급격히 떨어뜨린 선례가 있다.

***이성태의 선택은?…집값 먼저 잡을까, 경기둔화부터 막을까**

미국이 정책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가 4월 7일 열리는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졌다고 해서 당장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는 않겠지만, 미국 외에도 유럽연합(EU) 등이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압박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잉유동성과 부동산 경기 과열 등도 금리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취임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내정자의 '매파적' 성향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04년 11월 한은 금통위가 전격적으로 콜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경기를 부양한다는 이유로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며 끝까지 반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섣불리 콜금리를 인상하기에는 최근의 경기 조짐이 불안정하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2006년 2월 중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만에 처음으로 7억6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도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4.4% 감소했다.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4개월 만에 떨어졌고, 앞으로의 경기를 짐작하게 해주는 선행지수는 전년동월 대비로 13개월만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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