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일 콜금리를 3.50%에서 3.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콜금리와 미국 연방금리의 차이는 0.50%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박승 "현 금리, 중립적 수준보다 아직도 낮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에 가진 기지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내년에 5%, 후년에 4.8%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최근 경제여건을 재점검해본 결과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기회복이 무난하다는 판단에 따라 콜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총재는 "현재의 금리수준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면서 여전히 경기를 지원하는 수준의 저금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총재는 "올해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3.9%인데 GNI(국민총소득) 성장률은 0.3%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GDP성장률은 5%, GNI 성장률은 4.5%가 될 것으로 보여 두 지표간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따라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이 가능해지면 통화정책은 점진적으로 중립기조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현 금리는 중립적 수준보다 아직도 낮지만 그 격차는 많이 좁혀졌다"면서 "앞으로 금리정책은 금통위에서 물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지만, 지금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는 경기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안정을 확실히 한다는 기본 틀 안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재는 "물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조금은 걱정된다"면서 이번 금리인상이 물가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임을 시사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3% 이상 물가상승 예상"**
박 총재는 "올해 물가는 중국효과, 환율과 농산물 가격 안정 등으로 안정세를 보였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같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 후년까지 소비자물가와 근원소비자물가가 3%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4%로 떨어졌으나 내년 하반기에는 3.4%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총재는 또 "시중에 풀려있는 돈이 너무 많다"면서 "유동성을 조금씩 줄여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물가를 안정시키고 자산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간접적으로 이번 금리인상이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해 최근 부동산과 증시로 몰려드는 유동성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총재는 "올해와 같은 가계와 기업 간 양극화는 내년에는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면서 "가계부문의 체감경기가 내년에 풀리게 된다는 것은 한국은행의 정책수행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금리인상의 부정적 효과를 걱정하지만 금통위는 긍정적 효과에 더 무게를 둔 것 같다"며 금통위와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차관은 "금통위는 경기회복세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소비회복이 투자로 연결돼 신규고용이 창출되고 이에 따른 소득증가가 다시 소비증가를 일으키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돼야 경기회복을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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