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수능부정'이 광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대규모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정적 단서가 수사당국에 포착돼, 일파만파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휴대폰 수능부정'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의 김재규 대장은 29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시험 당일 전송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중 숫자로 된 메시지를 추출, 상당한 의심이 가는 '숫자 메시지' 송신 5백50여건을 추려냈다고 밝혔다.
김대장에 따르면,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SK텔레콤-LG텔레콤-KTF 등 이동통신 3사에 수능 시험시간인 지난 17일 오전 8시50분부터 오후 6시15분까지 전송된 자료를 확보, 자체 개발한 검색 프로그램으로 부정 혐의가 있는 숫자 메시지를 무더기 발견했다.
경찰은 SK텔레콤과 LG텔레콤에서 받은 24만8천여건의 숫자 메시지 가운데 '5' 이하 숫자로 구성된 메시지 5백50여건을 추려냈으며, KTF로부터 받은 8천여건의 숫자메시지 통신내역도 분석중이다. 경찰이 '5'이하 숫자로 구성된 메시지만 추린 것은 수능시험이 5지선다형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수능부정 혐의가 있다고 추려낸 메시지 5백50여건은 시간대별로 골고루 분포돼 있는 데다 숫자 조합으
로 이뤄져있다. 또한 이들 5백50여건은 수리영역-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정답과 모두 일치하거나,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도 1개만 틀린 수열조합 등으로 이뤄져있어 수능부정 의혹을 한층 짙게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5백50여개 메시지 가운데 송수신번호가 문제의 '광주' 수능부정에서 사용된 휴대폰 전화번호와 일치하는 것은 10여개에 불과해, 광주외 다른 지역에서 광범위한 휴대폰 수능부정 행위가 자행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이들 메시지의 송수신번호를 예외없이 추적한다는 방침이어서, 휴대폰 수능부정이 광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행해진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금명간 규명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의혹대로 전국적 수능부정이 밝혀질 경우 수능시험을 재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끝없는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능시험의 신뢰도가 치명상을 입게 되면서, 수능폐지후 자격고사화, 대학의 학생선발권 강화 등 입시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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