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안병영 부총리, "부정행위 한 아이들도 희생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안병영 부총리, "부정행위 한 아이들도 희생양"

대국민 사과문 발표, "대규모 부정 막지 못해 죄송"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결국 국민들에게 고개를 떨구었다. 안병영 부총리는 대규모 수능시험 부정행위를 미리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발표했다.

안 교육부총리와 16명의 시·도교육감은 25일 오후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시·도교육감 회의를 연 뒤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사과의 뜻을 표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안 부총리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교육의 1차적인 임무"라며 "올바른 교육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학생들을 정당하게 경쟁하는 기백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데 모든 정성을 기울이고 어려움에 처해서도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거나 편법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열어가는 당당한 젊은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을 꾸짖기만 할 수 없다"며 "명백하게 잘못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이들도 결국 학벌주의와 시험 점수 위주 교육의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자정운동을 펼치는 동시에 수능시험은 물론 학교 안에서 실시하는 모든 시험에서도 질서와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학벌주의 타파, 수능시험 비중의 최소화 등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병영 교육부총리의 사과문 전문.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국민 여러분,

참으로 면목이 없습니다. 송구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무엇이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저희들은 오늘 깊은 자괴감을 무릅쓰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1월 17일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백4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많은 학생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그런 부정한 행위에 가담했다는 수사 결과를 접하고 저희 모두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교육의 일차적인 임무입니다. 저희가 올바른 교육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자라나는 학생들을 정당하게 경쟁하는 기백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데 모든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어려움에 처해서도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거나 편법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열어나가는 당당한 젊은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교육적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는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을 꾸짖기만 할 수 없습니다. 명백하게 잘못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도 희생자입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와 시험 점수 위주 교육의 희생자들입니다.

저희는 학벌주의를 타파하는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대학입학 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비중이 낮아지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이미 발표한 바와 같이 2008학년도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전환하겠습니다.

학벌주의의 타파와 시험 점수 위주의 교육 풍토는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할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를 위한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항상 전 국민의 관심과 따뜻한 배려 속에서 치러져 왔습니다. 수험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출근 시간과 금융시장의 개장 시간을 변경하고, 듣기 평가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 시간까지 조정하였습니다. 시험 당일에는 경찰은 물론, 모범운전사 등 많은 자원봉사자의 지원도 뒤따랐습니다.

참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이런 전사회적 협조는 국민 여러분께서 그만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정하고 원만한 시행을 기대하였다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이 점에서 이번 부정행위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거듭 송구한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는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앞으로 교원,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자정운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물론 학교 안에서 실시하는 모든 시험에서도 새로운 각오로 질서를 확립하고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교육 체제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교육 활동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이른바 '성적 부풀리기'를 포함해서 우리 교육 현장에 남아 있는 잘못된 온정주의적 분위기를 쇄신하고 엄정한 성적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우리가 치르고 있는 엄청난 대가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관리 체제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하겠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계획, 출제, 관리하는 교육인적자원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도 교육청의 중지(衆智)를 모으고, 나아가 정보통신부와 경찰청 등의 유관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조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종합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휴대폰 등 최신 통신기기를 사용함으로써 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해서 첨단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대리시험 등 다양한 방법의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강구하겠습니다.

아울러, 금년도 대학입학 전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학생들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이번 사건으로 여러분도 많은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사전에 이를 예방하지 못해 참으로 미안하고 민망합니다. 그러나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소중한 교훈도 함께 얻었기를 기대합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여러분의 가슴이 정의와 정직, 그리고 당당함으로 가득 차 있으면 미래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손쉬운 편법의 유혹에 흔들리게 되면 여러분의 미래도 흔들리게 됩니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정도(正道)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가까운 친구가 정도에서 벗어나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습니다. 혼탁한 세태에 물들지 않는 여러분이야말로 우리나라의 희망입니다.

존경하는 학교 현장의 선생님 여러분,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 교육에 새로운 기풍(氣風)이 필요합니다. 오직 선생님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공정한 평가는 교육의 기둥입니다.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이 자라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엄격함이 없으면 아이들이 바로 클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면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작은 잘못을 지적하지 않으면 큰 잘못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취와 성장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우리 교육자들의 신성한 의무입니다. 평가가 신뢰를 받지 못하면 교권이 설 자리도 없습니다.

새롭게 출발합시다. 우리 모두 서로 손잡고 마음 속으로 새 출발을 다짐합시다. 누구의 탓으로도 돌리지 말고 스스로를 책망하고 북돋우며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새로운 교육의 날들을 꿈꿉시다.

국민 여러분,

우리 교육은 천막 교실에서 출발하여 불과 50여년만에 보편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세계 교육사에 유례가 없는 '기적'입니다. 그러나 빠른 성장 과정에서 생겨난 많은 문제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그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겠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자세를 가다듬겠습니다. 앞으로 나가겠습니다. 우리 교육이 질적으로 도약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많은 이해와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2004. 11. 25.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안병영
서울특별시교육감 공정택
부산광역시교육감 설동근
대구광역시교육감 신상철
인천광역시교육감 나근형
광주광역시교육감 김원본
대전광역시교육감 홍성표
울산광역시교육감 최만규
경기도교육감 윤옥기
강원도교육감 한장수
충청북도교육감 김천호
충청남도교육감 오제직
전라북도교육감 최규호
전라남도교육감 김장환
경상북도교육감 도승회
경상남도교육감 고영진
제주도교육감 양성언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