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학수학능력 시험 부정행위 사건 경찰 수사가 마무리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경찰이 '대리시험', '휴대전화 등 무선기기 부정행위'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수능시험 부정행위 수사가 사실상 전국적, 전면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경찰, "'대리시험' 등 서울지역으로 수사 확대"**
22일 경찰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경찰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각종 수능시험 부정행위 제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공식 의뢰를 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 등은 "돈 일정 액수를 주면 대신 수능을 치러주겠다"며 제의를 해왔다는 '대리시험' 의혹에 대해서 수사를 착수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휴대전화 부정행위', '카메라펜을 이용한 부정행위' 등에 대해서도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경찰 수사가 곧 착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광주 지역 수능시험 부정행위 수사가 마무리 국면을 맞으면서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보였던 사건이 전국적, 전면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물림' 의혹, 브로커-학부모 개입 소문일 뿐"**
한편 광주 지역 수능시험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동부경찰서는 '대물림 부정' '학원내 폭력조직 개입' 의혹 등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22일 오후 중간 수사 발표를 갖고 사실상 수사 마무리를 선언했다.
동부경찰서는 "사건 관련자는 모두 1백41명으로 이 가운데 주모자 고교생 6명을 구속했고, 긴급체포한 6명에 대해서도 23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모의 주도자 22명, '선수'로 불린 성적 상위자 39명, 부정 응시자 42명, 도우미 37명, 통장 개설에 협력한 대학생 1명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모의 주도자들은 9월 중순경 광주 모고교 급식소 강당 5층에서 처음으로 부정행위를 모의했다"며 "성적 부진 학생들에게 '50만원을 내면 수능 2~3등급까지 맞도록 해주겠다'며 접근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예년에도 이런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은 아직 소문일 뿐 확인할 자료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는 전문 브로커나 학부모가 개입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일선 고교, 부정행위 미리 알았나**
한편 경찰 중간 수가 결과 발표 후 일선 학교에서 부정행위 모의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23일 광주 모고교 한 수험생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번 부정행위를 주도한 학생들이 다니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휴대전화 부정행위 가담자들에게 수능시험 2~3주 전에 "부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 수험생은 인터뷰에서, "수능시험 2~3주 전에 학교 학생부장실에서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ㅣ 16절지 크기의 각서를 썼다"며 "당시 학교에서 휴대전화 부정행위 명단에 오른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해당 학교에서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도 "일선 고교에서 이미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 자체 조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조사를 시사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교육부 '사후약방문', "부정 때는 3년간 응시 제한"**
한편 교육부는 2005년 수능시험 부정 때 3년간 응시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대책을 2005년 1월중 내놓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이다.
교육부는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보고에서 수능시험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을 1월경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부정행위자에 대해 3년 동안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방안, △휴대전화 전파차단기, 전자검색대, 금속탐지기 등 기술적 방지 방안, △감독관 증원 및 시험지 유형의 다양화 등 시험관리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수능시험 부정행위자는 해당 시험만 무효처리하고 다음해부터 응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1999년 이전에는 해당 시험을 무효로 하고 2년 동안 응시를 할 수 없도록 했으나, 그 처벌 정도가 심하다는 여론에 따라 2000학년도부터 현재 규정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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