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윤은 이제 '전 영남공고 이사장'이 됐다.
대구광역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은 여러 비리 의혹과 갑질로 학교 교육을 방해한 허선윤 영남공고 이사장에 대해 '임원취임 승인' 취소를 결정했다.
대구교육청은 허선윤이 교직원들의 노래방 참석을 묵시적으로 강요했고, 취미 생활에 교사를 동원했으며, 교사 임용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사립학교법 제20조의2에 따라 임원 배제를 결정했다.
허선윤은 2019년 10월 11일 자로 이사는 물론 이사장 자격이 박탈됐으며, 향후 5년간 학교법인의 임원이 될 수 없다. 대구시교육청은 관련 내용을 영남공고에 13일 통보했다.
영남공고 교장을 거쳐 2014년 9월 1일부터 이사장에 오른 허선윤은 학교를 자기 왕국처럼 운영해 여러 교직원은 물론 대구지역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사학비리의 왕’으로 불린다.
허선윤의 갑질과 비리 의혹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그는 수업 중인 여성 교사를 불러내 김규욱 대구교육청 장학관에게 술접대를 강요해 큰 비판을 받았다. 신규 채용된 기간제 교사들에게 임신포기 각서를 강요하기도 했다.
허선윤은 영남공고 급식비리 문제에 연루된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 교사들을 동원해 강제로 돈을 쓰게 하는 등 세금 약 1억 원을 몰아줬다.
자신과 친밀한 관계의 여성이 운영하는 노래방에 교사들을 동원해 돈을 갈취하다시피 한 전력도 있다. 그의 아들 허OO 영남공고 교사 역시 한밤에 교사들을 노래방으로 불러 돈을 쓰게 해, 학교에선 ‘부전자전’이란 말까지 돌았다.
허선윤은 교사들의 '학교 내 연애 금지'를 강요해 지탄을 받았다. 그는 동료 교사와 연애하는 한 교사를 불러 남성 성기를 지칭하는 욕설을 섞어가며 퇴사를 강요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아들 허OO 교사는 동료 교사와 연애하고 결혼해 여러 학교 구성원들에게 비판과 비웃음을 샀다. 특히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교직원들에겐 식권도 주지 않은 ‘구두쇠 일화’는 유명하다.
허선윤은 교직원들의 임신, 출산, 결혼에 따른 특별휴가도 금지한 인물이다. 그의 아들은 특별 휴가를 쓰는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
허선윤은 교육청 예산으로 도자기 생산-수집 취미생활을 즐기고, 교사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했다. 그는 자신과 가까운 전OO 영남공고 동창회장이 생산한 프라이팬을 교사들에게 강매하기도 했다.
허선윤은 신규 채용된 일부 교사들에게 일인 당 수백 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고, 명절 때마다 교직원들에게 일인 당 수십만 원씩 상납받기도 했다.
그는 현재 교사 채용 대가로 수천 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구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의 아들 허OO 교사는 시험문제를 출제하면서 오류를 범해 500명 성적조작이라는 전대미문의 일에 단초를 제공했다. 허 교사는 대규모 취업률 조작의 주요 책임자이기도 하다.
허선윤과 그의 아들 허OO 교사는 이 모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영남공고 교직원 80여 명은 "학교 교육을 망친 허선윤을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대구교육청과 법원에 제출했다.
기간제 교사를 제외하면 학교 구성원 거의 모두가 '허선윤 불가'를 외친 셈이다.
허선윤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 그는 ‘임원취임 취소’ 결정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이번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행정심판도 청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허선윤은 대구교육청과 다퉈야 한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작년 교육감 선거의 시작과 끝을 허선윤과 함께 한 인물이다.
이런 탓에 영남공고 여러 교사와 대구 시민사회 인사들은 “강은희 교육감이 법적 분쟁에서 소홀히 대처해 허선윤을 살려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영남공고 교사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따져도 허선윤은 절대로 학교에 돌아오면 안 되는 인물"이라며 "허선윤이 임원에서 배제됐다는 소식을 들은 학교는 지금 축제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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