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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홍수의 주범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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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홍수의 주범은 미국"

유럽언론, "미국은 후손들의 무덤을 파고 있다"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중·동부 유럽국가들이 몇백년만에 겪고 있는 최악의 물난리가 '천재지변'이 아니라 '국제적 인재(人災)',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발(發) 인재'라는 주장이 유럽에서 거세게 터져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라는 기상이변이 이번 폭우의 원인이며 그 최대 원흉이 미국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후손들의 무덤을 파고 있다"**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 억제를 위해 1997년 쿄토의정서를 마련했다. 이 의정서는 세계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줄이도록 한 국제조약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을 기준으로 평균 5.2% 감축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유럽연합(EU) 15개국과 일본 등 74개국이 비준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현상을 일으키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28%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해 조지 W.부시 정권 출범후 "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교토의정서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일의 DPA통신은 이같은 미국의 전횡을 재차 상기시키며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이 이번 기상이변의 원흉이라는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고 독일내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 민영방송 RTL도 "최근 독일을 덮친 폭우는 지구온난화와 부시 미 대통령의 서명 거부로 빚어진 교토의정서 이행 실패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하이델베르크의 일간지 라인 타게 차이퉁 역시 "이번 홍수는 전적으로 인재"라며 "장기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미국이 뒷짐을 지고 있어 초래된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언론뿐 아니라 독일 정부도 미국을 성토하고 나섰다.

독일의 위르게 트리틴 환경장관은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기상이변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녹색당도 부시 행정부를 겨냥해 "기상재해를 막기 위한 노력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그 자신은 물론 후손들의 무덤을 파는 격"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인의 석유 소비량, 세계 평균의 9배**

미국의 환경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미 이번 유럽 홍수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일례로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는 지난 13일 발표한 환경보고서를 통해 지난 30년간 이상기후 등 환경재난을 악화시킨 가장 큰 책임은 미국과 캐나다에 있다고 지적했다.

UNEP는 '북미의 환경: 지난 30년간 환경정책 검토'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는 지난 30년간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널따란 녹지 공간 등 쾌적한 환경을 가꾸어 왔으나 이를 위해 이들 국가는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고 지구환경을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는 1인당 석유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9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이 두 국가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범지구적으로 고조되는 반미 분위기**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은 유럽뿐 아니라 지금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도 전례없는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는 등 기상이변의 예외 지대가 아니었다. 중국 역시 지난 6월 하루에 5백mm의 폭우가 산시성에 쏟아지는 등 가공할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겨울에는 50년만의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등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른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클라우스 퇴퍼 유럽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최근의 기상재해가 환경파괴, 끝없는 개발, 온실가스 배출 등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선진공업국 등이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진공업국 중 지구촌 환경에 가장 큰 악영향을 끼쳐온 미국은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있는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달말부터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10년만에 열리는 '지속가능한 개발 세계정상회담'에도 참가하지 않기로 하는 등 '스스로 왕따'를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독일 등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국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미국 성토의 장'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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