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30년 내에 지구 표면의 70%가 도로, 포장, 광산, 도시, 그리고 다른 사회간접시설에 의해 훼손될 것이다."
한국을 방문중인 유엔환경계획(UNEP) 카프카트 카카헬 사무차장은 7일 '지구환경 전망 보고서-3(GEO-3)'에 대한 설명회를 갖고 "빠른 성장과 무분별한 개발로 아시아 지역의 75%가 훼손될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GEO는 유엔환경계획이 2년에 한번씩 전세계의 환경 상황을 한 권의 보고서 형식으로 펴내는 책으로 올해 출판된 GEO-3는 지난 30년 동안의 지구 자연환경을 평가하고 오는 2032년의 지구환경 상태를 예측하고 있다.
카카헬 사무차장은 이번 GEO-3의 출간에 대해 "단순한 환경기관의 작업이 아니라 전세계 70개 지역에서 7백여명의 전문가들의 논의와 분석을 통해 나온 것"이라며 "어떠한 정치적 의미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적 빈부격차가 환경파괴의 가장 큰 원인**
GEO-3에 따르면 환경 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이미 1972년 유엔 환경위원회의 설립 계기가 된 스톡홀름 회의 이후 30년 동안 꾸준히 있어왔다. 카카헬 사무차장은 이와 관련 "지난 30년 동안 많은 국가들에 환경부, 환경법, 환경관련 규정이 제정됐으며 도시환경, 수질 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성과는 몇몇 선진국에 국한됐으며 대부분의 개도국에서는 오히려 환경이 급속하게 악화됐다"면서 "특히 수자원 분야에서는 개도국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수는 1980년대에 연평균 1억4천7백만명에서 1990년대에는 연평균 2억1천1백만명으로 증가했다'고 GEO-3는 분석했다.
GEO-3는 환경 파괴의 가장 큰 문제를 '전세계 국가 사이의 빈부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지구 인구의 1/4은 지구전체 소비량의 90%를 소비하는 반면, 40억에 달하는 빈국의 주민들은 하루 1~2 달러 이하의 생활비만으로 생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환경을 위한 갈림길-'시장 제일'인가, '지속성 제일'인가**
한편 GEO-3는 지구환경과 관련한 향후 30년의 선택에 대해 '시장 제일'과 '지속성 제일'이라는 두가지 정책적 갈림길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의 힘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 제일'을 선택할 경우 서아시아 인구의 95%, 환태평양 지역의 65% 이상이 물부족으로 시달릴 것이며 산림과 생물 다양성, 대기오염의 수준도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라고 GEO-3는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성 제일' 정책을 채택할 경우의 시나리오는 사회 모든 분야간의 협력, 가치와 생활양식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지속성 제일의 미래에서는 수자원 및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로 물 부족 지역이 다소 감소할 것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급격히 감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헬 사무차장은 "앞으로 NGO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환경문제에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2004년 유엔환경계획 특별집행이사회의 한국 개최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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