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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50인'에 오노, 윤 리가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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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50인'에 오노, 윤 리가 웬말

미국 피플지, '미국식 우월주의' 또 드러내

미국 잡지 피플(People)이 해마다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의 올해 명단이 공개되면서 '미국 우월주의식 선정기준'을 둘러싼 비판이 국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냉전회귀적 007 영화에 북한 악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배우 윤 리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파문의 주역인 안톤 오노 등이 버젓이 명단에 끼어있기 때문이다.

***윤 리는 007의 악역 북한장교역 촬영중**

조선일보 등 국내 언론에서는 한국계 배우 윌리엄 윤 리(27·William Yun Lee·한국명 이상원)가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 줄리아 로버츠 등과 함께 뽑혔다는 소식을 반가운 소식처럼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 대목은 윤 리가 미국의 냉전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미국 MGM사의 007 시리즈 20탄에 북한 장교로 캐스팅된 배우라는 점이다.

북한군장교를 악당으로 묘사한 007시리즈 20번째 작품 'Die Another Day'는 지난해말 배우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됐던 작품으로, 오는 11월 개봉에 앞서 벌써부터 국내 네티즌들의 불매운동 대상이 돼있는 작품이다. 지난달부터는 미주한인 2세단체 '노둣돌'도 항의 서명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윤 리가 맡은 배역은 이미 차인표 등 국내의 유명연기자들이 대본의 문제를 들어 출연거부를 했던 문제의 배역이다. 지난해말 출연 제의를 받았던 차인표씨는 "제안이 온 배역이 한반도를 통일하고 일본까지 점령한 뒤 미국과 맞서 싸우는 북한군 문 대령인 데다가 한국이 주권이 없는 국가처럼 비쳐져 싫다"며 거부했었다.

당시 차인표씨는 오디션을 받은 뒤 제작사로부터 "웬만한 조건은 다 들어줄테니 빨리 계약하자"며 눈독을 들여 최고 1백만달러(약 13억원)라는 거액의 개런티와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큰 꿈을 이룰 수 있었음에도 출연을 거부해 국내 팬들로부터 '역시 차인표'라는 감동을 불러 일으켰었다.

차씨는 그후 인터넷 팬클럽 사이트 '인표사랑'에 올린 글에서 "대본상 북한은 서방세계를 향해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나라라는 점을 끊임없이 인식시켜 주는 듯했다"면서 "(영화 내용이) 한반도 상황과 관계가 없다는 미국측 캐스팅디렉터의 말은 거짓말이었고, 할리우드는 다시 한 번 다른 나라의 상황을 자신들의 오락거리로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출연을 포기했다"고 밝혔었다.

차인표씨 외에도 캐스팅 제안을 받았던 최민수, 송강호, 최민식, 유오성, 김영철씨 등도 모두 사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연기자들의 거절에 당황한 MGM사는 결국 한국계 미국배우들을 대상으로 캐스팅 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차인표씨 대신 윤 리가 캐스팅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어 '삼나무에 내리는 눈''분노의 질주'에 출연하면서 지난해 12월 한·일 월드컵 조추첨 행사의 사회자로 초청받을 정도로 국내에서 사랑받던 재미교포 배우 릭 윤(30·한국명 윤성식)도 문 대령의 참모장교 차오역으로 캐스팅됐다.

이밖에 현지 유학생 또는 한국계 미국학생들이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대거 북한군 단역으로 출연키로 해, 국내를 씁쓸하게 만들기도 했다.

윤 리는 미국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인 TNT를 통해 전국에 방송된 '마법의 칼'(Witch Blade)에서 중국계 형사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한국계 신진 배우다. 1975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윤 리는 태권도 사범 출신 아버지 밑에서 태권도를 배워 태권도 5단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UC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97년 할리우드에 진출, 영화 '왓츠 쿠킹'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할리우드의 '샛별'로 주목을 받아 왔다. 영화 '왓츠 쿠킹'에서 윤 리는 중국계 여배우 조안 첸의 아들로 열연, 일약 연기파 배우로 떠올랐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윤 리를 이 영화의 최고 연기자로 꼽기도 했다.

***"오노는 솔트레이크가 배출한 최고의 유행메이커"**

윤 리 외에 '김동성 금메달 강탈사건'의 주역인 아폴로 안톤 오노 선수가 뽑힌 것도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대목이다. 피플에 실린 오노 선정 이유를 보면 '미국식 시각'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제멋대로 자란 오너의 구렛나룻은 얼굴 치장 부문에서 동계올림픽이 배출한 최고의 유행이 되었다. 그는 피자광이고 옷, 전자제품, 보석 등 쇼핑하기를 무척 좋아한다. 스타 피겨스케이터 미셸 콴은 오노에 대해 '그는 순발력, 파워 등 사나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말해, 솔트레이크 파문에 따른 한국의 범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노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최대영웅이라는 식이다. 미국이 지금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피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상 최악의 동계올림픽'으로 비판받고 있는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경기를 총지휘하고 차기 매사추세츠 주지사 후보 출마를 검토중인 미트 롬니도 50인중 하나로 꼽았다.

피플은 세계최대 미디어 그룹인 AOL 타임워너 그룹에서 발행하는 잡지다. 여기서는 피플 외에 타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등 수많은 잡지를 내고 있다. 아울러 CNN을 비롯해 10개 케이블 및 위성 TV와 2개 라디오 방송, 12개 웹사이트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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