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김동성 선수가 당한 '금메달 강탈 사건'으로 가슴에 멍이 든 한국인들은 미국의 NBC방송에게 또다시 깊은 분노를 느껴야 했다. 이 방송의 투나잇쇼라는 토크쇼에서 진행자 제이 레노가 "김동성 선수가 화가 나 집에 가서 개를 걷어찬 후 잡아 먹었을 것"이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NBC방송에 대해 집단소송**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 사건은 잊혀지는 게 아닌가 여겨졌다. 일각에서는 '냄비 근성' 타령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시원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집단소송 전문가로 유명한 한 재미교포 변호사가 한국인을 대표해 미국의 오만에 대해 칼을 뽑아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마이크 최(한국명 최영)는 김동성 선수를 비롯 한국인들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집단소송으로 NBC를 응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NBC방송의 만행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의사를 모아온 국내의 인터넷 경매업체 이무사닷컴(emoosa.com)은 이 소식을 듣고 "드디어 임자가 나타났다"며 그동안 전자서명 운동에 참여한 2만여명의 네티즌들을 넘겨주었다.
내달 정식 소송을 제기한다는 일정을 세워두고 1백만명의 원고를 모으고 있는 마이크 최는 미국 연방법원 중 이 사건을 가장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법원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 최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법률컨설팅그룹 MCIC의 강영일 대표는 마이크 최의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강 대표는"미국측에서 언론의 성격상 고의가 아니었다는 반론을 제기하면 소송이 끝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에 한국인에 대해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경고하는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최는 '민족문제 해결사'**
실제로 마이크 최는 10여년전부터 고엽제 피해자를 대변한 집단소송을 비롯해, 일제징용 피해자, 노근리 사건 피해자 등을 찾아다니며 이들의 집단소송을 이끌어내면서 '민족문제' 해결사로 톡톡한 성과를 거두어왔다.
강 대표는 "고엽제 살포 사실을 기록한 미국 극비문서를 찾아내어 이를 국제이슈로 만들고 결국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보상책을 얻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가 바로 마이크 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4건의 '민족문제' 집단 소송을 끈질기게 진행하고 있는 마이크 최는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변호사협회 인권담당 이사, 경찰 부국장 등 인권수호자로 잘 알려졌다. 그는 필라델피아 시정인수팀 부시장역 등 고위 관료도 지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상하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강대표는 그러나 "마이크 최가 미국 정계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있지만 아직은 주지사나 상·하 의원에 진출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마이크 최는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 경기고 1학년 재학중(1970년) 5백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단신 유학을 감행, 고학으로 미국 저명 변호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마이크 최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에 3~4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인 없다고 말할 정도로 갖은 고생을 하며 뉴욕대와 콜럼비아대를 나온 뒤 스테츤 법대를 졸업했다. 현재 중견 법률회사로서는 1, 2위를 다투는 '최 법무법인(Choi & the Associates)'의 대표 변호사로 아시아계 변호사로는 상당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평소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며, 특히 모국인 한국이 겪어온 피식민지적 상황의 고통과 인권 침해에 대해 남달라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NBC 상대 소송도 이같은 평소 관심사의 산물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번 사건에 수십만 달러로 추정되는 소송비용은 MCIC측에서 전액 부담키로 했다. MCIC그룹은 1998년 국제법률, 경영컨설팅 전문 네트워크 그룹을 표방하며 출범한 회사다.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고 싶은 네티즌이라면 이 회사의 공식사이트인 www.mcic.info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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