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논의한 적 없다"

"비핵화 진전 봐가며 협의"…외교부 "매티스 발언, 기존 합의 연장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한미 간 이 문제를 논의한 적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 가면서 한미 간에 협의하고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현재로서 한미 간에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미국 측으로부터 논의하자는 요청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 역시 매티스 장관의 발언에 대해 "연합훈련 유예 관련 한미 간 기존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발언한 내용으로 보이며, 다른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없다"면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과정이 흔들림 없이 진전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다만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방침이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해선 미묘한 신호가 엿보이기도 한다. 김의겸 대변인은 '연합훈련 유예 결정이 내년 키리졸브 훈련까지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당해(올해) 군사훈련에만 적용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는 비핵화 논의 진행 중 훈련 중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에 "그 또한 비핵화 논의가 진전되는 것을 봐 가면서 한미 간 협의하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청와대는 9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북미 사이에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난관을 돌파하는 데 남북 정상회담의의 역할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재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센토사 합의'에서 나왔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 두가지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볼때, 두 정상도 문재인 대통령에 거는 기대가 더 높아지면 높아졌지 다른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상황이 어려워져서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은 더 커졌다는 판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발언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일정이 돌연 취소된 것과 관련, 북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 대변인은 "현재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고, 관련국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