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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에 들어간 청년 정치인들의 고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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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에 들어간 청년 정치인들의 고민들은?

'스튜디오 반전' 대담회…박지현·장혜영·김용태 '청년 정치' 토론

더불어민주당 박지현(26)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장혜영(35) 의원, 국민의힘 김용태(32) 전 최고위원. 여야를 대표하는 이들 청년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간 현실정치에 참여하며 느낀 소회를 털어놓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 젊은 정치인들은 '혁신'의 어려움을 함께 토로하고 기성 정치의 벽을 실감한 장면들을 공유하면서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세 사람은 지난 17일 '스튜디오 반전'에서 마련한 '청년 정치의 반성과 미래' 대담에서 마주앉았다. '반전'은 정치 세대교체를 위해 김성식 전 국회의원이 운영위원장을 맡아 안병진 경희대 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이진순 '와글' 이사장, 안희철 변호사 등 운영위원과 함께 꾸려가는 정치학교 형태의 단체다. (☞관련기사 : [인터뷰] 미래세대 중심 정치학교 '반전' 김성식 운영위원장)

박지현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말라…적이 생기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야"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청년 정치인으로 제도권 정치 속에 들어간 후 고군분투했던 경험담을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이 성범죄로 신뢰가 낮아져 있던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맡았는데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 당 내에서 정책위의장까지 한 의원이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윤리감찰단의 긴급보고를 받았다"며 "그 사건이 처리되고 당내 보좌관들에게서 개인적인 연락이 많이 왔다. 이전에는 성희롱, 성범죄 피해를 입었을 때 당에 이야기해도 해결 안 된다는 걸 알기에 안 하다가 제가 비대위원장이 되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락이 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런 사건들이 민주당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 하기 위해서는 기성 정치의 '관성'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사건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달가량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당 내에선 '선거 끝나고 처리하면 안 되냐'는 의견들이 많았다고 전하고 "그 말이 저한테는 '선거라는 대의 앞에 피해자가 참아줄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들렸다"며 "정치라는 건 사람 개개인을 지키는 일인데 정치의 목적이 누군가의 당선이 돼버리는 걸 보면서 너무 불쾌했고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안 된다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시절 후회되는 일을 묻는 질문에 박 전 위원장은 "하고 싶은 건 어지간한 건 다 했다. 시간이 없었다. 정말 변화와 혁신을 하고 싶었기 대문에 욕 먹든 살든 죽든 하고 싶은 건 다 하고자 했다"면서도 차별금지법 처리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또한 '세대 교체론'의 깃발을 세워봤으나, 기득권 집단의 공세를 견뎌야 했던 점에 대해서도 심경을 토로했다. 

박 전 위원장은 "586 용퇴론 부분도 (더 세게 나갔어야 했는데) 후회된다. 586 다 물러나라는 게 아니라 능력 없는 586, 기득권을 지키려는 586 물러나라고 말한 건데 이것도 지금 생각하면 더 세게 말했어야 했다"며 "기존 기성 정치인들은 해왔던 일인데 이걸 여성, 청년인 약자인 제가 함으로써 오는 반박, 비토가 너무 심했다. '더 들이받아 볼 걸' 하는 후회가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전 위원장은 '기득권'에 맞서는 정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왕따 취급을 많이 당했다"며 "저는 왕따 되기, 따돌림을 각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걸 각오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 내 확인이 있는 아젠다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싸울 수밖에 없다"며 "적이 생기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게 정치인이 가져야 할 기본 요건"이라고 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15일자 한국의 여성운동을 다루는 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BBC 홈페이지 갈무리

장혜영 "정당 혁신은 고통과 함께 시작할 수밖에 없다"

장 의원은 '혁신'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청년 정치인으로 2년 반 동안 의정 활동을 하며 '기성 정치'를 온몸으로 느껴온 장 의원은 "진짜 혁신은 뭔가를 부수는 것이기 때문에 반발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부패일 가능성이 크다. 정당 혁신은 고통과 함께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정치를 그만두고 싶었던 때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정치 그 자체를 때려칠까 했던 순간은 없었다. 그런데 의원직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은 두 번 했다"며 그 중 하나로 "비례대표 의원 전원사퇴 총투표가 올라왔을 때"를 꼽았다. 장 의원은 "절차적 문제가 있고 여러모로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당원이 그런 목소리를 낸다는 게 다시 한 번 그 질문을 마주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장 의원은 다만 "그 질문을 마주하고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며 "더 잘 하는 모습으로 돌파하겠다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장 의원은 정당 혁신 비전에 대해서는 "우리 민주주의의 베이스가 정당이다. 정당 혁신이 아니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며 "가능, 불가능이 아니라 '의지 피력'으로 답해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장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지난 2020년 정의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적이 있다.

장 의원은 "그런데 역으로 '혁신'이란 이름으로 이뤄진 혁신이 있나 하면 그런 건 없는 것 같다"며 "돌이켜보면 혁신이라는 건 처음에는 '배신', '배반' 이런 이름을 달고 시작한 거 같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 ⓒ장혜영 의원실

김용태 "보수는 공동체 지키는 것…尹 부족한 점 있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파와 중도 성향 정치인들이 함께 만들었던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한 김용태 최고위원은 '진짜 보수' 정치에 관한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공동체를 지키는 게 보수라고 믿고 박 전 대통령을 뽑았는데 보수 이념과 달랐던 것 같고 실망감을 얻었다"며 "(과거)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는 걸로 여겨졌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재벌, 있는 자들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런데 보수는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라며 "공동체를 지키려면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고 보수의 본령을 지키는 일을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런 방향성이 당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국민의힘이 그런 보수정당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김 전 위원은 "국민들이 보기에 많이 부족한 점이 있다. 당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유는, 이재명 대표가 싫어서 뽑은 분도 있을 거고 법과 원칙, 공정을 원칙대로 잘 할 거라 생각한 분도 있을 거다. 윤 대통령이 '통 큰' 이미지를 갖고 계셔서 뽑은 분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 기대에 미쳤느냐'고 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잘 고쳐나가면 2·3기 내각 때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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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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