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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의원단 사퇴' 총투표 부결, 평지풍파 책임은 누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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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의원단 사퇴' 총투표 부결, 평지풍파 책임은 누가 지나?

의원단은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여 쇄신 계기로" 자세 낮춰

'비례대표 의원단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가 찬성 40.75%, 반대 59.25%로 부결된 가운데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단이 "투표 결과를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인다"며 통합과 쇄신 노력을 다짐했다.

강은미, 배진교, 류호정, 이은주, 장혜영 등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단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단은 당원 총투표 결과를 의원단의 부족함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원과 시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원단은 "총투표를 발의한 당원, 찬성에 투표한 당원, 반대에 투표한 당원, 투표하지 않은 당원까지도 당 혁신과 의원단의 쇄신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 하나다. 시민들이 보내주신 우려와 비판에도 더 나은 진보정당을 향한 기대와 애정이 담겨있다"며 "비온 뒤에 땅이 굳듯 성찰을 통해 더 책임있게 당원과 시민 앞에 서겠다"고 했다.

의원단은 "당을 더 단단하게 통합하고 재창당으로 나가는데 주어진 책임을 다하겠다. 당장 이번 정기국회부터 불안정 노동자, 무주택자, 세입자, 자영업자를 지키기 위한 민생 과제에 매진하며 시민의 삶과 정의당의 본령을 지키겠다"며 "당원과 시민이 의원단의 신뢰와 당에 대한 기대를 회복하도록 분골쇄신하겠다"고 답했다.

회견이 끝난 뒤 투표를 발의한 이들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데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배진교 의원은 "이번 총 투표는 혁신과 쇄신 요구의 한 측면으로 나온 것"이라며 "투표가 끝났기 때문에 책임을 이야기하기보다 당의 혁신과 의원단의 쇄신, 당원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서 함께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봉합했다.

강은미 의원 역시 "찬성 투표를 조직한 분들은 의원 소환이 아니라 당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며 "이제는 찬성한 당원이든 반대한 당원이든 투표를 안 한 당원이든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책임론보다는 통합에 방점을 뒀다.

▲정의당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과 의원들이 5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원 총투표 관련 의원단 합동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장혜영, 류호정, 강은미, 배진교 의원. ⓒ연합뉴스

그러나 한국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이번 '비례대표 의원단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는 추진 단계에서부터 여러 논란에 휩싸여왔다. 

절차적으로는 이들이 선출직 공직자의 사퇴를 다투는 당헌상 제도인 '당원소환'을 피해 '당원 총투표'를 활용한 점이 문제가 됐다. 당권자 5%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는 '당원 총투표'는 당권자 10%의 동의가 필요한 '당원 소환'에 비해 문턱이 낮아 꼼수라는 지적이다. 

내용적으로도 이번 총투표에 대해서는 사실상 류호정·장혜영 의원을 겨냥한 '안티페미니즘' 정서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있었다.

게다가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의한 무상급식 투표와 마찬가지로, 의원단 사퇴에 반대하는 이들이 굳이 투표에 참여할 동력이 낮은 상황에서 나온 결과가 부결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때문에 당내 통합이 필요한 때라는 의원단의 입장과 달리 정의당 내에서는 이번 투표를 발의한 이들에 대한 책임론도 관측된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투표는 처음부터 무리수였다"며 "당원투표를 추진한 쪽은 책임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부결 발표 후 (당원 총투표 발의를 주도한) 정호진 전 대변인이 낸 입장을 보면 투표 결과가 마치 당원 민주주의 승리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표를 발의한 이들이) 책임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호진 전 대변인이 차기 당 대표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말로 나온다면 정치적 책임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비대위를 꾸리고, 다음 당권 선거가 있고, 다른 당도 비슷한 일이 맞물려 정치에 큰 변화가 있는 시기에 비례대표 총사퇴 투표로 많은 당적 역량을 집중하게 됐는데 '투표가 끝났으니 끝' 하고 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서로 간에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번 투표로 드러난 게 뭐냐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당이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표 발의를 주도한 정호진 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당원 총투표는 정의당 당규에 명시된 당원의 권리"라며 "발의가 성사됐고 총투표가 진행된 상황이고 마땅히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결됐다고 해서 당원으로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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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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