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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꺼려한 창살없는 감옥 '직권 보석'…각종 제한조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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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꺼려한 창살없는 감옥 '직권 보석'…각종 제한조건이

ⓒ이하 다음블로그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지난 4월 28일 구속 수감됐던 무소속 이상직(전북 전주을) 의원.

교도소에 수감돼 미결수 신분으로 6개월을 복역한 이상직 의원의 1심 구속기한(최장 6개월)이 가까워지면서 구속기한을 모두 채우기 20여일 전인 지난 28일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하면서 석방됐다.

그의 구속만료일은 내달 13일이었다.

이에 그는 구속된 지 184일 만에, 또 지난 5월 14일 검찰이 구속 기소한 지 168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그의 보석은 '필요적 보석'이 아닌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 법원이 보석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직권 보석'(임의적 보석)으로 결정된 사안이다.

'직권 보석'에 의해 풀려나자 일부 시민사회 단체와 진보정당에서는 이 의원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를 향해 노골적인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을 직권 보석 허가한 재판부는 고육지책의 방법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구속 상태에서도 재판에 불성실하고 비협조적이었던 그가 구속 기간을 다 채우고 풀려날 경우 법적으로 '운신의 폭'을 제한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

이 의원은 보석 결정을 받았지만, 선고 공판까지 앞으로도 세 차례의 공판을 남겨두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재판부가 그의 보석을 결정하면 각종 제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간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에 대한 재판은 오는 11월 3일과 10일에 두 차례 더 열란 뒤 내년 1월 12일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그의 보석 지정조건은 다음과 같다.

▲전주 주거지에 거주할 것  ▲주거지 변경 시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 
▲소환 요구 시 반드시 정해진 일시·장소에 출석할 것 

▲ 출석 불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미리 사유를 명시해 법원에 신고할 것 
▲도망·증거인멸 행위 금지 ▲3일 이상 여행·출국 시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재판부는 '보석' 허가를 취소하고 재구금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재판부가 창살 없는 감옥에 이 의원을 그둔 상태로 차질없는 재판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의원의 '직권 보석'을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지난 2019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직권 보석 결정을 되돌아보면 된다.

양 대법원장은 구속된 지 179일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은 각종 제한 조건을 준수해야 하는 직권 보석을 거부할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만약 양 전 대법원장이 직권 보석 허가를 거부하기 결정했다면 보증금 납입과 같은 조건 준수를 거부해 보석이 취소되도록 하거나, 재판부 결정에 대해 일반항고를 하는 방안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구속 기한이 가까워진 만큼 보석이 아닌 구속 취소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었기 때문에 수용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 중 하나였지만,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의 직권 보석을 받아들인 뒤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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