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로 냈어요"
지난 5일 오후 6시 39분. 전북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내장사 안 정각 대웅전에 불이 났다"라는 내용이었다. 그 뒤 짧은 말이 한 번 더 이어졌다.
"일부로 냈어요"라는 내용을 추가로 말했다. 경찰은 이 신고를 접수받은 후 곧바로 소방당국에 화재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화재 현장에서 방화범인 승려 A모(53) 씨가 체포된 이후에도 112에 직접 신고한 당사자가 A 씨와 동일인물이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승려라고 했지만, 신고자가 직접 불을 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 씨가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직접 신고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경찰에 신고한 당사자가 A 씨임이 확인됐다.
또 A 씨는 자신이 대웅전에 일부로 불을 낸 이유도 밝혔다. 다른 승려들과의 다툼 등으로 서운한 감정 등이 쌓인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A 씨는 내장사에 들어온 지 3개월 정도된 기도승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 씨의 방화로 9년 만에 또다시 완전 소실돼 붕괴된 대웅전에 대한 1차 감식을 벌인 소방과 경찰은 오는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화재합동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전북 정읍 내장사 대웅전의 피해규모는 약 17억 8000만 원(소방서 추산) 상당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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