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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 알고보니 MB 고려대 인맥이 '주물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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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민영화, 알고보니 MB 고려대 인맥이 '주물럭'

민영화 주도하는 동부-대우-산은 모두 MB 라인

정부의 KTX 분할 민영화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KTX 분할 민영화 반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당청간 갈등이 노정돼 있는 것이다.

한국철도공사 및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2015년을 목표로 KTX 수서-부산, 수서-목포 구간을 민간사업자에 넘기는 것을 골자로 국토부가 추진하는 민영 KTX 컨소시엄에 동부건설,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것이 유력하다. 특히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지난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경우 수익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동부와 KTX 운영권 참여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서 사장이 이같은 구상을 밝힌 다음날인 12일 국토부는 메리어트 호텔, 르네상스 호텔, 국토해양부 과천 청사 등으로 장소를 세 차례나 바꿔 KTX 민영화를 반대하는 철도노조 등과 숨바꼭질을 한 끝에 동부, 대우건설을 포함한 2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방안업계 간담회'를 비공개로 개최했다.

사업 계획서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KTX 운영 면허 취득을 위해 이미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 업무보고를 받은 지 보름 만에 민간기업 컨소시엄 구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 이는 정부가 KTX 민영화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정황이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KTX 민영화 주도하는 동부-대우-산은, 모두 MB 고려대 라인

문제는 이번 KTX 민영화 논란을 둘러싼 핵심 인사들이 모조리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부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서 사장은 TK 출신(경북 문경)으로 고려대를 나온 이 대통령의 TK-고려대 인맥이다. 서 사장은 이상득-박영준 라인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게다가 서 사장은 '함바 비리' 사건으로 낙마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에게 1300만여 원 어치의 상품권을 준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었다. 당시 상품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장수만 전 청장 역시 이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이다. 장 전 청장은 PK 출신으로 경남고-고려대를 나왔는데, 역시 경남고를 나온 강만수 현 산업은행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장 전 청장과 강 행장은 이 대통령의 '747 공약' 밑그림을 그려 MB 경제 참모 중 실세 중의 실세로도 꼽힌다.

공교롭게도 강만수를 수장으로 한 산업은행은 바로 '서종욱호' 대우건설의 모기업이다. 즉,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의 신사업 구상은 산업은행의 허가 없이 이루질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는 것이다. KTX 민영화 사업 과정에서 산은이 대우 건설에 금융 지원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서종욱 사장이 KTX 민영화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 강만수 산업은행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정황은 이처럼 짙다.

서 사장과 강 행장의 이같은 관계 때문에 구설수도 많았다. 서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에 임명된 뒤 대우건설 실적이 현저히 악화됐지만, 특별한 문책을 받지 않아 "강만수 행장이 뒤를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을 정도다.

동부건설도 이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67학번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6년 후배다.

동부그룹 인맥은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연결된다. 박근혜 위원장이 발탁한 이양희 비대위원은 이철승 전 국회부의장의 딸이자 공화당 4인방 중 하나인 김진만 전 국회 부의장의 아들인 김택기 전 의원의 부인이다. 김택기 전 의원의 형이 김준기 회장이다. 즉 김준기 회장의 제수가 바로 이양희 위원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박근혜 위원장을 위시한 비대위가 KTX 민영화 방침에 반대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비대위에 동부그룹 회장 친인척이 포함돼 있어 "쓸데없이 오해를 살 수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이양희 위원은 비대위 회의 과정에서 KTX 민영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KTX 민영화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밝힌 한나라당 비대위가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청와대에 밀리게 될 경우 일부 오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철도공사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KTX의 분할 민영화를 둘러싸고 "사업권을 획득한 기업은 특혜를 받는 셈"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 인사들이 복잡하게 연루된 정황은 다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결국 특정한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

이런 복잡한 인맥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KTX 민영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합동워크숍에서 "선거철이 되면 포퓰리즘에 의해 국가 미래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정부가 선거에 휩쓸려 국정을 잘못 운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마지막 한 해가 중요하다"며 "장차관들이 자리를 걸고 정책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는 KTX 민영화를 반대한 한나라당과 야권, 시민사회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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