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상률 무죄 판결, '초고속 부실수사' 종결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상률 무죄 판결, '초고속 부실수사' 종결판

MB정부 임기내 '면죄부' 주나?

그림로비 등 혐의로 기소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이원범 부장판사)는 16일 인사 청탁을 위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 '학동마을'을 상납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주정업체 등으로부터 국세청 전직 간부 등을 통해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사청탁을 위해 그림을 건넸다는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는 등 한 전 청장에 대한 모든 공소사실을 무죄로 결론내렸다. 앞서 검찰은 한 전 청장에게 징역 4년, 벌금 1억3800만 원, 추징금 6900만 원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도미 끝에 지난 2월 24일 귀국한 한 전 청장을, 귀국한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기소한 내용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그림 로비, 부당 자문료 취득 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은 수사망을 비켜갔다.

검찰이 한 전 청장을 2월 28일 처음 소환한 후, 4월 15일 기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5일이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였다. 결국 '45일짜리 수사'에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 한상률 전 국세청장 ⓒ뉴시스

한상률 '무죄'는 검찰 작품?

이번 무죄 판결은 검찰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부실 수사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먼저 검찰은 한 전 청장 귀국 후 무려 2주일이나 지난 후에 계좌추적을 실시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사 행태를 보였다. 이런 계좌추적 과정은 각종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기소된 내용 중 전직 국세청 직원 등을 통한 자문료 부당 수령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국세청 전현직 직원에 대한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다.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한 전 청장 기소 직후 브리핑에서 "한 전 청장과 가족들의 계좌만 추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한 전 청장의 지시를 받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구속)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찾아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이상득 의원의 서면 답변을 받고 수사를 사실상 접었다.

"수사 대상은 개인 비리에 국한한다"는 검찰발(發) 보도가 쏟아졌다. 결국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검찰은 45일만에 수사를 끝냈다. 그것도 '불구속 기소'였다.

이는 많은 의구심을 자아냈다. BBK 핵심 인물인 에리카김이 한 전 청장과 비슷한 시점에 귀국해 불기소처분을 받은 것과 맞물려, '도곡동 땅 매각 대금-BBK 투자'로 이어지는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한 전 청장 귀국이 '기획 입국'이라는 주장도 제기될 정도였다.

게다가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한상대 현 검찰총장이다. 한상률 사건은 한상대 총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기간 중에 진행됐던 가장 굵직한 건이었다. 이후 그는 검찰 수장으로 영전했다.

한상률 전 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야기한 '박연차 게이트'의 핵심 인물이자, 도곡동 땅 이명박 대통령 소유 입증 전표 파기 의혹, 여권 최고 실세에 인사 로비 의혹 등 복잡하게 얽힌 '한상률 게이트'의 화약고였다.

검찰은 항소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결국 이명박 정권 하에서 한 전 청장에게 면죄부가 내려지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