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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발끈'…트럼프 77분간 '언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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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발끈'…트럼프 77분간 '언론 전쟁'

트럼프, 러시아 연계 의혹에 "모두 가짜뉴스" 일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대한 분노와 근거없는 주장을 쏟아냈다. 미국 방송 CNN은 이번 기자회견이 "미국 정치 역사에 남을 놀라운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 시각)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회견의 명분은 앤드루 푸즈더 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후임을 지명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커넥션 등 현안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선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공식 직무에 들어가기도 전에 러시아 대사와 대러시아 제재 등 향후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사임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에게 (러시아 대사와 만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면서도 "만약 그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내가 지시했을 것"이라고 말해 플린 전 보좌관의 행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플린 전 보좌관 외에도 트럼프 캠프 내에 러시아와 접촉한 인사들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러시아 커넥션'이 불거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기관이 특정 언론에게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경위를 문제 삼으며, 자신에게 쏠린 비난을 '정보 유출'이라는 프레임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는 실제 커넥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이, "정보 유출은 진짜다. 확실하다. 하지만 뉴스는 가짜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뉴스가 가짜이기 때문이다"라는 억지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러시아에 가진 것도, 빚도 없고 거래한 것도 없다. 러시아 이야기는 가짜 뉴스"라고 일갈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한 것과 관련, 그는 "푸틴 대통령이 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당선을 축하한다고 했고, 취임 때도 축하 전화를 받았다"며 "그런데 이건 다른 국가 정상들과 다를게 없다. 딱 그 정도"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의 사임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여태껏 이렇게까지 정직하지 못한 언론은 본 적이 없다"고 쏘아 붙였다.

플린 전 보좌관과 푸즈더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는 등 정권 초기부터 인사상의 난맥을 만난 트럼프 정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는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잘 조율된 기계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냈다. 내 생각에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우리가 한 것처럼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그의 자화자찬이 무색하게 플린 전 보좌관의 후임자를 찾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로 지목했던 해군 네이비씰 출신 로버트 하워드 제독이 지명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행정부의 공백이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난의 화살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우리 정부는 너무 많은 문제를 물려받았다. 솔직히 전부 다 엉망이다"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본인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현 대통령보다 200만 표 이상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 1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지정해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언론과 전쟁…후보 시절로 돌아간 트럼프

77분 정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미국 방송 CNN은 "취임한 지 4주밖에 되지 않은 대통령이 대중 앞에서 자신의 화와 불만을 표출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려고 손을 드는 기자들에게 "(나에게) 친절한 기자는 누구인가? 당신은 나한테 친절한가? 나는 나에게 친절한 기자를 원한다"고 말하며 언론에 대한 호불호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CNN을 "가짜 뉴스"라고 낙인 찍은 바 있는데 이날 역시 CNN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그는 현장에 있던 CNN 기자에게 "CNN에 출연하는 패널들은 모두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흑인 여기자가 질문을 하자 "흑인인 하원 의원들과 만남을 주선해보지 않겠냐"라고 답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 의회 흑인 원내 소속 의원들은 트럼프의 말에 "(흑인) 경멸의 요소가 있다"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언론들은 트럼프가 언론을 상대로 고함을 치고 악을 썼다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단지 말을 한 것일 뿐"이라며 "당신들도 알다시피, 당신들은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야"라고 기자들에게 쏘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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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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