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기존 입장과는 달리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 방송 CNN은 9일(현지 시각)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통화를 가졌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어 양국 정상은 많은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하나의 중국' 문제는 지난해 12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차이잉원 총통과 "긴밀한 경제·정치·안보 관계를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팔면서, 나는 축하 전화를 받지 말라는 게 흥미롭다"고 말해 중국의 핵심 가치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이어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는 "하나의 중국을 포함해 모든 것은 협상의 대상"이라고 밝혀 미중 양국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에 맞춰 축전을 보내며 양국 관계의 연착륙 의사를 내비쳤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지난 9일 시 주석에게 답신을 보내 중국 국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여기에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까지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갈등 일변도 양상을 보였던 양국 관계가 조정 국면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방송은 백악관 관계자가 "통화는 매우 화기애애했다.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은 상호 이익이 되는 가치 있는 주제들에 대해 토론과 협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조만간 양국 정상회담 개최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10일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남중국해 문제와 무역 불균형 등 미국과 중국 간의 과제 해결을 위해 미중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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