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핵심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거친 욕설을 한 통화 녹취록이 공개 돼 또 한 번의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 국면에서 살생부 파문,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유출 파문 등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때를 보내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한구 의원이 지휘하고 있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조만간 영남권 공천 배제자 등을 발표할 예정인 만큼, 새누리당은 곧 계파 간 '전면전' 국면에 걸어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이 누군가와 한 전화통화 녹취록은 8일 저녁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가 공개했다.
윤 의원은 상당히 흥분한 목소리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말한다.
'그래서 전화했어'라는 대목이 등장하는 터라, 윤 의원의 통화 상대가 공천위원과 같이 공천 과정에 실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또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려 한 거여"라고 말했다. 김 대표를 컷오프(공천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해당 보도 이후 파문이 일자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통화를 한) 2월 27일은 아침 신문을 통해 김무성 대표께서 친박 핵심으로부터 현역 의원 40여 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말을 김 대표가 직접 했다는 뉴스를 접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또 "절대 그런 일(살생부 전달)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김 대표 측은 그러나 윤상현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구하는 등 격분하는 분위기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언론 보도를 접하고 내 귀를 의심할 지경"이라면서 "먼저 당 대표에 대한 증오 서린 욕설과 폭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뭉쳐도 모자를 판에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을 넘어 욕설에 폭언, 공천 탈락까지 운운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총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해당행위"라면서 "이런 발언을 한 의원이 공천을 받고 총선에 나간다면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너무나 걱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윤 의원을 공천 배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김 비서실장은 또 "윤 의원은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 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9일 중으로 알려졌던 2차 경선 지역·우선 추천 지역·단수 추천 지역 발표가 이날 중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8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히며 "공천 심사에는 너무 많은 요소를 넣으면 심사를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윤 의원의 발언이 공천 심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위원장은 윤 의원이 "술 한 잔 먹고 (그런 소리를) 한 것 아니냐"면서 "자기들끼리 개인적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잖나"라는 반응도 보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