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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 행보가 불안하다"

[최동호의 스포츠당] 호세이대 합동훈련은 FINA 규정 위반이다

박태환은 9월 21일 일본 호세이대와의 합동훈련을 위해 출국했다. 그러나 호세이대는 다음 날인 22일 "본교 수영부는 국제수영연맹(FINA)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합동 훈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박태환의 호세이대 합동훈련은 애초부터 이뤄질 수 없었다. 그런데도 박태환이 일본으로 출국까지 한 것은 팀 GMP(박태환 소속사)와 단국대(박태환의 모교) 그리고 박태환 주변인의 욕심에서 비롯된 망신스러운 해프닝이었다.

박태환은 호세이대에서 합동훈련을 할 수 없다. 호세이대 합동훈련은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규정 위반이다. 도핑징계 중인 선수는 소속연맹 산하 팀이나 클럽뿐만이 아니라 FINA에 가입된 국가별 수영연맹의 등록 팀 또는 클럽에서도 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수영연맹 '도핑 규제 규정' 제10장 12조 1항

<an Ineligible Athlete cannot participate in a training camp, exhibition or practice organized by his or her Member Federation or a club which is a member of that Member Federation or FINA or which is funded by a governmental agency.

(자격정지 중인 선수는 자신의 소속 연맹이 주관하는 훈련캠프, 시범경기, 연습에 참가할 수 없다. 또 소속 연맹 산하의 클럽, FINA에 가입된 국가의 수영연맹 등록 클럽, 정부 기관의 기금이 사용된 수영장의 훈련캠프, 시범경기, 연습에 참가할 수 없다.)>

박태환 측 "교환 학생 신분으로 가는 합동훈련이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 씨는 "FINA 규정은 잘 알고 있다. 단국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아들이 단국대와 호세이대의 교류 협정 때문에 학생 신분으로 합동훈련에 참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자의적인 해석이다. 학생이나 프로 같은 선수의 신분은 징계 실효나 예외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스포츠 전문 장달영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박태환 선수 측에서도 자문을 받았겠지만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훈련에 참가할 수 있다는 예외는 없다. 그렇다면 대학생 선수는 도핑징계 중이라도 모두 훈련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 잘못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호세이대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본교 수영부는 FINA의 규정을 준수한다'는 문구는 분명히 박태환의 합동훈련은 FINA 규정 위반임을 반증한다.

단국대는 FINA 규정을 몰랐을까?

팀 GMP는 단국대와 호세이대의 교류 협정에 의한 합동훈련이라고 강조했지만 호세이대는 단국대와의 자매결연, 교류협정을 모두 부인했다. 강신욱 교수(단국대 체육위원장)는 "자매결연이 맺어지지 않은 것은 맞다. 현재 호세이대와 교류협정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11월 중순쯤 교류 협정이 체결되면 그 이후에 박태환 선수가 호세이대에 교환 학생 형식으로 파견될 예정이었는데, 박태환 선수 주변에서 교류협정이 체결되기 전에 서둘러 출국했다"고 말하며 "박태환 선수는 징계 중이기 때문에 호세이대에서 훈련할 수 없다. 교류 협정 체결은 국제처에서 추진하는 학교 차원의 일이기 때문에 박태환 선수 개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대학 측에서 박태환 선수의 합동훈련이 FINA 규정 위반임을 정확하게 몰랐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자격 정지 중인 박태환 선수가 FINA 규정으로 인해 잠실 올림픽수영장에서 월 회원으로 등록해 훈련해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단국대가 과연 FINA 규정위반임을 모르고 박태환의 합동훈련을 추진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양측의 해명대로라면 단국대는 호세이대와의 교류협정을 추진하며 박태환 선수의 합동훈련을 계획했고 박태환 측은 교류협정 체결을 기정사실로 하고 계획보다 일찍 출국한 것이다. 그리고 박태환 선수의 출국 사실이 보도되자 호세이대는 곧바로 합동훈련을 부인하는 공고를 낸 것이다.

박태환은 현재 오사카 인근 회원제 수영장에서 임시 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훈련이 무산되며 급하게 찾은 회원제 수영장이 박태환의 연습장으로 적합할 리 만무하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FINA 규정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일본으로 출국한 박태환. 오히려 호세이대가 합동훈련을 불허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합동훈련을 했다면 징계 중 규정 위반으로 또다시 문제가 됐을 것이다. 박태환의 행보가 왠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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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호

YTN 보도국 스포츠부 기자를 시작으로 IB스포츠 신사업개발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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