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입법 예고한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노동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과 정책 연대를 맺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엄존한다.
한국노총 출신인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13일 "비정규직 법안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안을 마련한 데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난색을 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원진 의원도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고 역시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도 "정부안을 바탕으로 할 것이지만 한국노총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법안의 처리 시점도 이견이 많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예 "비정규직 법안은 4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지만 당내 의원들 간 의견차이가 큰 사안이라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야당 및 노동계 반발을 의식해 "6월 처리"를 시사한 바 있고 조원진 의원도 "야당과 합의처리 할 것"이라고 말해 홍 원내대표와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해 노동부와 여당이 '속도전'을 강조하며 사회적 논의를 포기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임태희 의장은 한국노총과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자 지난 10일 "법안 처리 일정을 감안해 정부가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노동부 이영희 장관은 한나라당-한국노총의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틈 날때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간 4년 연장을 주장해와 노동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사회적 합의는 사실 당이 아니라 노동부가 주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쏟아내며 "당이 뒤늦게 (한국노총과) 협의를 한 달 여 남짓 해서 합의가 될 리 없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노동자에 대한 '입법 살인'이자 선전포고"
야당은 노동자에 대한 "입법 살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충분한 논의를 하고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은 들어본 바 없다"며 "무책임한 정국 운영"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입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는 입법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이번 이명박 정부의 비정규법 개악 시도를 노동자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한다"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추경에 6000억원을 정규직 전환비용으로 반영하고, 앞으로 3년 동안 한시적으로 매년 1조2000억원 정도의 정규직 전환용 예산을 편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도 야당과 '합의처리'를 강조하며 "상임위에서 정세균 대표가 말한 정규직 전환 비용 6000억 마련 등 야당안도 함께 올려 병합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노총과도 계속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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