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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충격' 속 지도부 사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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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충격' 속 지도부 사퇴 이어져

'강재섭 사퇴론'도 제기…"죽어야 산다"

예상을 뛰어넘는 참패로 끝난 4.25 재보선 후폭풍이 한나라당에 불기 시작했다. 강창희 최고위원이 26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도부 총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임명직 주요 당직자들도 이날 일괄 사퇴키로 했다.
  
  강창희 최고위원 사퇴…전여옥 최고위원도?
  
  5선의 강창희 최고위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전형적인 '한나라당 대 반(反)한나라당' 대결구도로 치러진 선거였으며 이 대결구도에서 우리는 참패하고 말았다"면서 "4.25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한나라당 최고위원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대전 지역에서의 패배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충청권의 패배로 정권창출에 실패한 과거의 악몽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패배의 원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이는 승리로 상대방을 얕잡아 보는 아주 나쁜 버릇이 생겼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 지지율의 합이 70%를 넘어서자 이미 승리를 거머쥔 듯 교만했다"면서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사막을 건너는 것은 용맹한 사자가 아니라, 우직한 낙타다. 인내심을 갖고 우직하게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창희 최고위원이 사퇴했는데, 이 자리에 우리 모두 앉아 있을 수 있느냐"면서 "죽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 태어날 수 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저도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자신사퇴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전 최고위원은 "두 명의 대선주자들에게 그렇게 큰 기대를 줬는데 공동유세 한 번 못하고 이게 뭔가"라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국민은 한나라당이 죽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최고위원은 서울 양천 지역에서의 패배를 언급하면서 "원희룡 의원은 자신의 선거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어떻게 개혁과 혁신을 얘기했던 소장파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주요 당직자 일괄사퇴
  
  한나라당은 이날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과 당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임명직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하기로 했다.
  
  김성조 전략기획 본부장은 "사무총장, 전략기획 본부장, 홍보 본부장을 비롯한 당직자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만 새 당직자들이 임명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당에 나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패자는 한나라당, 승자는 국민이었다"면서 "한나라당은 국민이 준 교훈에 대해 고민해 당을 쇄신하는 데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전재희 정책위 의장도 "국민의 애국심이 한나라당에 무서운 심판을 내린 것"이라면서 "우리가 깨우침을 받아들여 거듭나지 못하면 마땅히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당 대표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한나라당의 오만과 편견을 씻어낼 절박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허리끈을 졸라매고 정권교체를 위해 새출발을 하겠다. 오늘은 이 정도 말을 아끼겠다"고만 말했다.
  
  홍준표 "지도부 바꾸는 것도 가능"
  
  그러나 당직자 교체 정도로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을 비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나라당은 부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열흘 전께 문제들이 터지기 전에 지도부에 당 개혁론을 제기했지만, 사실 당 지도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공천 과정에서 오만에 빠졌고 부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이제는 지도부가 도덕성을 내세워 당 전체를 이끌어 가기가 어렵게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의원은 "지도부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진 않다"면서 "이번처럼 참패를 하는 것은 당을 혁신하는 계기,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내 대선 경선 일정 상 지도부 교체를 위한 전당대회가 사실상 성사되기 어렵고, 새로운 구심이 될 만한 중립적 지도부가 구축되기 어려운 대안 부재로 인해 '지도부 총사퇴' 요구는 현재로선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게 객관적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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