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후폭풍'에 촉각
한나라당은 일단 경기 화성에서의 무난한 승리를 점치면서도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인 대전 서을 지역에서 이재선 후보가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침울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염창동 당사에 상황실을 차린 가운데 개표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투표가 끝난 시점인 오후 8시에는 김형오 원내대표, 심재철 홍보기획 본부장, 나경원 대변인을 비롯한 일부 지도부만 잠시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강재섭 대표는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는 밤 11시께 상황실을 찾아 개표상황을 점검할 예정이지만 이미 당 안팎에선 "불패신화는 끝났다"는 게 중론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밤 9시께 상황실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이미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직개편을 비롯한 당 쇄신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상태. 일부 당직자들이 상황실 내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번 재보선의 후폭풍을 화두로 걱정 어린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보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재보선 이후 당직개편은 당연한 수순이고 문제는 그 폭과 범위"라면서 "당장 대표가 사퇴하는 일이야 없겠지만 사무총장과 대변인단의 교체는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당 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 "'호남 텃밭' 승리 확신"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씨가 출마한 전남 무안.신안 지역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박상천 당 대표를 비롯한 당 대표단은 저녁 7시30분께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상황을 점검한 뒤 자리를 떴다. 박 대표는 밤 10시 경 다시 상황실을 찾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온 당력를 집중한 결과 초반의 역풍을 견뎌내고 반전을 이끌어 냈다"는 자평. 민주당 관계자는 "투표율이 50%가 넘어 우리로서도 불리할 것 없는 싸움이 됐다"며 "자체 분석 결과 1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무난히 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기 직전에 이낙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지원단을 꾸렸고 박상천 당 대표도 다섯 차례 방문 지원 유세를 하는 등 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김홍업 씨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의 당위로 받아들이고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유종필 대변인은 "호남에 민주당의 텃밭이 건재하는 것을 확인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 남의 선거에 더 관심
서울 영등포 당사에 상황실을 차린 열린우리당은 정세균 의장, 원혜영 최고위원, 송영길 사무총장, 오영식 전략기획위원장, 최재성 대변인 등 지도부 10여 명이 저녁 8시께 선거 방송을 잠시 지켜본 뒤 자리를 떴다.
경기 화성 국회의원 선거에만 후보를 냈을 뿐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에는 후보조차 내지 못한 우리당은 재보선 자체에 거는 기대가 사실상 크지 않다. 경기 화성 역시 이미 당락이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는 데에다 이 지역의 투표율까지 낮아 당선에 대한 기대는 일찌감치 접은 분위기다.
그 대신 우리당은 사실상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은 대전 서을과 전남 무안신안의 선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통합세력과 한나라당의 대결에서 대통합세력이 선전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의 기대와 똑같은 결과가 나와 대통합이 탄력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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