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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도 "반성"…민주-국중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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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이명박도 "반성"…민주-국중 '환호'

엇갈린 희비…한나라, 당직자 일괄사표

17대 국회 출범 이후 이어진 '한나라당 불패'의 신화가 깨진 4.25 재보궐 선거 결과를 두고 각 정당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충격에 휩싸인 한나라당 측에선 당장 대규모 당직개편이 시작된 반면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환호했다.
  
  반면 구여권을 비롯한 여타 정파는 '反한나라당 전선' 구축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나라 "겸허히 수용"
  
  당락의 윤곽이 드러난 이날 밤 10시 30분께 황우여 사무총장, 김성조 전략기획 본부장, 박재완 비서실장 등 지도부와 함께 당사 상황실을 찾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강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뿐 아니라 텃밭인 경북 지역의 각급 선거에서도 참패한 것으로 드러나자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국민들이 주신 교훈을 가슴깊이 새겨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본 뒤 "당을 쇄신하고 새출발의 계기로 삼아 반드시 정권을 창출하겠다"면서 "이번 위기를 자기반성과 성찰,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사무총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 등 한나라당 선출직 당직자들은 이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6일에 일괄 사표를 제출키로 했다.
  
  한나라당 박영규 부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당직자 일괄사퇴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직을 제외한 모든 주요당직자의 사표를 강재섭 대표가 받아 뒀다는 말도 있다"면서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사표 수리 여부는 다음 날 오전 최고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한 마디로 참패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민심의 엄중함에 다시 한 번 반성한다. 오만하지 말고, 부패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에 귀를 기울여 환골탈태, 분골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 이 심각한 위기를 기회 삼아 천막당사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출발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도 "반성"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앞으로 당을 쇄신해야 할 것"이라는 반 을 보였다.
  
  이 전 시장 측은 26일부터 이틀 동안 예정됐던 부산지역 방문일정을 취소하는 한편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사무실 여의도 이전 계획도 연기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이에 따라 당내 경선과 관련한 활동도 잠정 중단하고 한나라당의 쇄신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도 "최선을 다했고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거였다"고 언급했다고 한선교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국중 "우리의 승리"
  
  자신의 텃밭에서 국회 의석 한 석씩을 확보하며 '서부벨트 지역정서'를 재확인한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김홍업 후보의 당선에 대해 "오늘의 승리는 수구보수 정치세력인 한나라당과 맞설 중도개혁세력의 중심은 민주당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준 결과"라며 "민주당이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의 중심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여망이 확인된 만큼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 역시 심대평 후보의 당선에 대해 "이는 국민중심당의 승리 이전에 대전 시민의 승리이고 심 후보의 당선은 대전의 자존심을 찾자는 호소에 대전 시민이 적극적으로 호응한 결과라 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지역정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참패는 연이어 터진 선거관련 비리와 그동안 한나라당이 보여 온 오만한 태도에 대한 국민들의 경고 메시지로 판단된다"고 말했을 뿐 '통합론'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여권 "이제는 통합"
  
  반면 이번 선거의 각급 선거구에서 한 군데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구여권은 '대통합'에 대한 기대로 위안을 삼았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4.25 재보선의 선거 결과의 대체적인 윤곽이 나오자 "한나라당이 그간 대단히 오만하게 처신했다"며 "선거부정, 후보매수 등 과거 정치로 회귀하는 모습에 대해 정치개혁을 바라고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심판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실질적인 통합세력이 한나라당에 대해 성공했다"며 "그 여세를 몰아서 대통합을 잘 추진한다면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누를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 등 오만한 행태에 대해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서혜석 대변인도 선거 결과에 대해 "대통합을 향한 최소한의 교두보가 마련된 만큼 대통합 신당 추진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당은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과 헌신하는 자세로 대통합의 징검다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통합신당 추진모임의 양형일 대변인도 "한나라당의 재보선 불패신화를 깨뜨린 것은 부패한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논평했다.
  
  하지만 양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로 민심이 열린우리당에서 떠났음을 또 한번 확인했다"며 "앞으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중도개혁세력 통합과 한나라당 집권저지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신중'
  
  한편 노무현 대통령 탈당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 대해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25일 오후부터 "특별한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며 "오늘 오전 일일 상황점검회의에서도 재보선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천 대변인은 "대통령이 당적을 유지할 때에도 재보선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이 없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다만 노 대통령은 이날 밤 관저에서 TV 뉴스 등을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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