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을 당초 정부안대로 통과시켰다. 레바논 신규 파병안, 아프가니스탄 의무·공병대 파병연장동의안도 함께 처리됐다.
이에 따라 현재 2300여 명인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파병 규모는 내년 4월말까지 1200명 수준으로 감축될 예정이다. 이날 통과된 동의안은 파견 기간을 1년 연장하되 내년 중 임무 종결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표결에 앞서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 배일도 한나라당 의원,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반대토론을 진행했으나 동의안은 재석의원 190명 중 찬성 114표, 반대 60표, 기권 16표로 통과됐다.
게임산업 진흥법-방송법 개정안 등 72개 법안 처리
이밖에 이날 본회의에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노사관계 선진화방안(로드맵) 3개 법안도 의결됐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겸할 경우 헌재소장 인사청문 특위의 청문회만을 실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대법원에 양형위원회를 설치하고 합리적인 양형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체육대회나 주요 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보편적 시청권보장위원회'가 설치되는 한편 위성방송사업자의 대기업 소유지분도 완화될 예정이다.
국회는 또 사행성 게임물의 확산을 막기 위해 PC방을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 공공 임대주택 부도로 인한 임차인들의 임대보증금 미환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보증금과 장기간 주거를 보장하는 '부도 공공건설 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 등도 통과시켰다.
한나라, 아직도 사학법에 미련?
그러나 당초 이날 처리키로 합의한 새해 예산안은 예산안 총액 규모를 놓고 입장이 맞서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예결산 특위 소속의 이종걸(열린우리당), 박계동(한나라당) 간사는 예산안 총액과 세부내역 조정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순삭감 규모를 1조5000억 원 이상으로 제시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5000억 원 이상의 삭감은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핵심 쟁점인 남북교류협력기금 6500억 원의 감액 여부를 놓고 양당 간 진통이 일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빌미로 삼고 있지만, 내심 사학법 재개정을 주장하는 종교계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사학법 재개정의 성과 없이 순순히 예산안만 통과시켜주는 것이 부담스러워 지연전술을 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당은 이날 본회의의 차수 변경을 하더라도 예산안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의 예산안 절충이 원만하게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예산안 처리는 내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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