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윤리위 "김용갑 색깔론 징계 방침"

꼬리 내린 김용갑 "어쨌든 사과한다"

김용갑 의원의 '광주는 해방구' 발언에 대한 한나라당 내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파문의 확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이지만, 한나라당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30일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재확인했다.
  
  "반사이익을 '한나라 지지'라고 생각할 수 없어"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한나라당으로서는 우리 광주와 광주시민에 대해서는 빚을 지고 있는 그런 정당"이라며 "본인이 '오해다'라는 말을 하지만 오해를 하는 사람이 생길 발언을 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용갑 의원은 지난 26일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 도중 "지난 6.15대축전만 봐도 행사가 벌어진 2박3일 동안 광주는 완전히 해방구"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인 위원장은 "어떻게 이런 색깔론 발언들이 계속해서 나오는가. 어물쩍 넘어가지는 않겠다"며 "이번에 상처를 입으신 호남지역 여러분, 광주의 시민들에게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징계의 수위에 대해 인 위원장은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국민이 납득할 만한 벌을 주는 일에 주저하지 않겠다"며 징계방침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어 그는 "보수적인 정당이라고 자처하는 한나라당이 한쪽에 너무 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일 한나라당이 여당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을 자기들을 지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 표는 그저 하루아침에 다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5일 임명장을 받고 활동에 들어간 인명진 위원장은 애초 윤리위원장 자리를 여러 차례 고사해 오다 강재섭 대표의 강권으로 당직을 수락한 인물. 인 위원장은 목사로서 5공 시절 산업선교회 활동 등을 활발히 해 왔다. 최근에는 "지금의 상태에서 한나라당은 집권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해 화제를 뿌렸었다.
  
  꼬리 내린 김용갑 "오해다…어쨌든 사과한다"
  
  한편 파문을 일으킨 김용갑 의원 본인은 하루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광주 해방구'라는 발언은 광주시민이나 광주지역을 말한 것이 아니라 지난 '6.15민족통일대축전' 행사를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어쨌든 저의 발언이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자존심을 상하게 할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광주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규탄집회까지 열리는 등 원내외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사과 치고는 궁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제는 국회의원 그만 하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 내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인사가 적지 않다"며 김 의원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