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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 한 '김용갑표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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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너무 한 '김용갑표 색깔론'

"6.15때 광주는 해방구…북한 주도 통일 돕는다"

"지난 6.15대축전만 봐도 행사가 벌어진 2박 3일간 광주는 완전히 해방구였다."

"북한 편들기에 앞장서는 사람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 철저하게 북한의 대변인 노릇을 자임하고 있다"


26일 오전 정부종합청사 내 통일부 대회의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국정감사장이 김용갑 의원(한나라당)의 과도한 색깔론 공세에 의해 험악한 분위기로 변했다. 아무리 김용갑 의원이라고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김 의원은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 대한 질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은 국민들이 이 정권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지만, 입장을 조금 달리해서 보면 대북정책을 완전히 성공했다. 상식을 가진 보통 대한민국 국민의 관점으로 보면 실패지만 이 정권을 포함한 친북좌파의 입장에서는 성공이다. 바로 이 정권의 대북정책 목표가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권 대북정책의 목표는 김정일 살리기를 통한 분단의 고착화와 대한민국 내 친북세력들의 기반 확대를 통한 체제 훼손, 그리고 한미동맹 파괴를 통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고립 등을 통해 결국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통일의 주도권을 김정일에게 넘기고 대한민국을 팔아먹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는 것도 결국 이 정권 입장에서 보면 대북정책 성공이다. 여당 당의장까지 북한에 가서 춤까지 춘 것도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다."

"현 정권은 국제사회에서의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와 때로는 한반도 공멸을 협박하는 북한식 벼랑끝 전술로 김정일을 외교적으로 완전히 살려놓고 있다. (…) 이 정권은 김정일 정권의 활동 영역을 넒히는 제도적 지원에도 노력하고 있다. (…)사회문화적으로 김정일 추종사상과 반미의식을 퍼뜨리는 일도 이 정권이 돕고 있다."


듣고 있던 이종석 장관이 입을 열었다.

"국민이 뽑은 정부와 국회의원, 다수정당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다. 친북좌파니 한미동맹 분열자라고 말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과거에도 김 의원은 송두율 씨를 나와 서동만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이 기획입북시켰다고 한 후에 나에게 전화를 해서 잘못했다고 한 적이 있다. 이렇게 모든 문제를 색깔로 몰고 나중에 책임을 안 지는 태도는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옳지 않다."

이 장관의 말이 이어지자 다른 한나라당 의원은 "답변만 해라"고 거들었고, 김 의원도 반말로 "가만 있어"라고 이 장관의 입을 막았다.

김 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강력히 반발했다.

최성 의원은 "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 합동수사본부 보고를 보는 것 같다"며 "떠나는 장관 앞에서 또다시 친북좌파 간첩 운운하는 건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문이다. 지긋지긋한 색깔론 공세를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고 따졌다.

이화영 의원도 "국민이 뽑은 국군통수권자를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심각할 발언"이라며 "국군통수권자에 대한 부정은 체제를 부정하는 파시스트적인 말이다"고 비난했다.

임종석 의원은 "아무리 의원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김정일 대변인이니, 북한 주도의 통일이니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할 수 있나"고 되물으며 "이 정부를 부정하는 선동이다. 정말 떨린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광주 공방에 한나라당 의원들 '거들기'…정회로 파행

여당 의원들은 특히 올해 '6.15 행사' 시기의 광주가 '해방구'였다는 말에 적극 반발했다.

정동채 의원은 "광주가 해방구라는 뜻이 무엇인가. 광주가 해방구였나. 공산치하에 있었나. 그건 민주화를 위해 죽어간 망월동 영령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광주 시민에게 사과하라"고 따졌다.

최재천 의원도 "광주에서 행사가 열렸다는 이유만으로 해방구가 될 수 있나. 김 위원은 1980년 광주를 폭도의 해방구이자 내란 상태라고 했던 당시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정회를 요청했다.

장영달 의원은 "광주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지속된다. 망월동에 수백 구의 원한이 그대로 있는데 그 지역에서 집회가 있었고 누가 와서 유인물 몇 장을 뿌렸다고 해서 해방구라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반발이 계속되자 김 의원은 "광주 시민이나 광주 자체를 두고 얘기한 게 아니다"며 "행사가 광주에서 있었는데 친북좌파들이 플랭카드를 붙이고 그런 걸 지적한 거다. 광주 시민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걸을 물러섰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 의원을 거들고 나섰다.

고흥길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게 마치 국감의 본류인 양 사과하라는 기세로 달려드는 건 좌시할 수 없다"며 "김 의원 말은 단정적인 말을 한 게 아니라 일련의 흐름을 말한 건데 단어 하나를 잡아서 사과하라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광주 문제는 해명이 됐다. 통일부 국감이 애초에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면 위원장이 바로 정책질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행해 달라"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해봉 의원도 "해방구 문제에 대해서는 김 의원이 충분히 해명했다. 광주시민을 모욕해서는 절대 안 된다. 김 의원 발언은 행사 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 많아 그랬다는 것이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화가 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사과가 없으면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버텼고 결국 논란이 시작된 지 40여분 만인 낮 12시 12분께 국감은 중단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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