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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줄타기'…李 '몸사리기'…孫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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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줄타기'…李 '몸사리기'…孫 '뒤집기'

한나라 '빅3', '정치적 계산'이 북핵 태도 좌우

북한 핵실험 사태에 접근하는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정치적 계산'이 노골적이다.
  
  북핵 문제가 내년 대선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이들의 속 보이는 행보는 이런저런 비판에도 아랑곳없다. 다른 당에서도 북핵 사태가 정치적 균열로 표출되는 현상이 없지 않지만, '용꿈' 꾸기에 바쁜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모래알 행보'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이명박, 부자 몸사리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20일 광주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광주·전남 경영자총연합회 초청 강연에서 "북한이 핵무장을 하는 동안 우리는 여론의 핵분열을 겪고 있다"면서 "6.25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를 맞아 국민이 분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국가 위기상황에서 단합해야 할 정치권이 이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우리 정부가 취하는 조치도 국민을 실망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 전반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지만 정작 여론의 뜨거운 관심이 되고 있는 대량학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여부,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사업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구구한 논란에 휘말리느니 차라리 민감한 현안은 피해가겠다는 의도가 확연했다. 북한의 핵실험 후에도 박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등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DJ 눈치보기
  
  박근혜 전 대표는 줄타기의 연속이다. 개성공단, 금강산 사업의 잠정 중단과 PSI 참여에 손을 들면서도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충돌을 빚을 만한 직접적 언급은 일체 삼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호남에 들여 온 공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박 전 대표에 대한 호남인의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표는 동서화합이라는 우리 정치의 염원을 이룩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따라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고육지책을 택했다. 이는 당 주류의 방침과 궤를 같이 해 '오락가락 대북정책'으로 표출됐다.
  
  <조선일보>가 입수해 20일 보도한 한나라당 내부 보고서는 "햇볕정책은 안보 우위를 전제로 한 포용정책으로 남북협력을 통한 북한 개방 유도"인 반면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은 외형적으로 햇볕정책을 승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친북 반미 사상을 갖춘 일방적인 북한 지원의 유화정책"이라고 상이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보고서는 "햇볕정책과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일방적으로 묶어 비난함으로써 호남에 대한 한나라당의 지지기반 확산을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다"며 "정치적 실익이 전혀 없는 DJ 햇볕정책까지 언급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강경론으로 틈새 파고들기
  
  '양강'의 어정쩡한 태도로 인해 손학규 전 지사의 우회전은 더욱 부각됐다. 당초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모두 중단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던 그는 미국의 입장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유보적이지만, 금강산 관광은 중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폭을 맞췄다. PSI 확대 참여에 대해서도 당내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연일 "나쁜 짓을 했다면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이 '우리가 말썽을 피워도 저 쪽에서 꼼짝을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보수층에 대한 지지기반을 이 참에 넓혀보겠다는 의도가 선명하게 읽히는 대목이다. 일정한 효과도 나왔다. 지난 16~17일 리얼미터와 CBS라디오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마의 지지율'이라고 하는 5%를 돌파해 6.3%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관의 일주일 전 조사에 비해 1.6%포인트 상승한 것. '민심대장정'의 효과와 함께 그의 대북 강경론이 보수세력에게 눈도장을 찍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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