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대권주자들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사실상 대권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 간의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고, 이는 지지자들 간의 과열 비방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선방식 논쟁 조기과열
독일 방문을 마치고 2일 귀국한 박근혜 전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방식은) 개개인의 사정이나 유·불리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9개월 간 당원의 의견을 종합해 만든 것을 쉽게 바꾸면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며 "(경선 방식을) 한 자라도 고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명박 전 시장은 이날 동작동 국립묘지 앞 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경선 논의는)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승리를 위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선후보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란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대선후보 단일화가 안 될 일이 뭐가 있겠느냐"며 "그것은 단일화가 안 되기를 바라는 측에서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민심대장정 중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다. 손 전 지사는 평소 "국민들의 참여를 최대한 늘리는 게 좋다"고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여 왔다. 그러나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우리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본질을 놔두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거리를 뒀다.
그는 "여의도 바닥에서 싸우는 정치에서 출마선언이 무슨 의미를 갖느냐"고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대권도전 발언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의 정계개편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대해선 "열린우리당이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으니 집적거리는 것일 뿐이다. 탈당은 절대로 안 한다"고 말했다.
팬클럽 비방전으로 확산
오픈 프라이머리 논란을 놓고 이명박-박근혜 팬클럽들 간의 온라인 비방전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게시판에는 이날 이명박 전 시장을 비방하는 글들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박사모 회원은 이 전 시장이 질병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던 일을 문제 삼았다. 이 회원은 "군대에 가지 않은 이명박 전 시장이 나오면 (대선은) 무조건 필패다. '이회창 학습'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병역문제부터 소위 '숨겨놓은 딸'까지 모든 의혹들이 철저히 까발려져야만 하고,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이명박에게 우호적으로 나가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글을 이명박 전 시장의 팬클럽인 '명박사랑'의 홈페이지에 인용한 한 네티즌은 "갈수록 지지도 격차가 벌어지면 저들이 어떻게 나올 것 같은가"라며 "(박사모는) 이명박 전 시장을 물어뜯으려고 들개처럼 덤벼들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다른 한 회원은 "박 전 대표는 어차피 안 될 사람"이라며 "안 될 사람을 끝까지 지지하면 우파의 분열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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