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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데이터 치명적 오류…알루미늄은 거짓말 안 해"

[단독] 양판석 박사 "천안함 물질은 산화알루미늄 아니다"

천안함 침몰을 놓고 민군 합동조사단이 "어뢰 폭발"의 증거라고 내놓은 데이터에서 치명적인 허점이 또 발견되었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질과학과에서 분석실장으로 일하는 양판석 박사는 24일 <프레시안>에 '천안함 흡착 물질은 산화알루미늄(Al2O3)인가?'라는 보고서를 보냈다.

이 보고서는 <프레시안>을 통해서 최초 공개된다. (☞전문 보기 :'천안함 흡착 물질은 산화알루미늄인가?')

양판석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천안함 흡착 물질은 합동조사단이 주장하는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로 볼 수 없다"며 "합동조사단은 이 물질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간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의 흡착 물질은 어뢰 폭발로 생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주장했었다.

특히 합동조사단은 천안함과 어뢰 프로펠러 등에서 얻어낸 물질의 에너지 분광(EDS·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분석 결과를 그 증거로 내놓았다. EDS 분석은 전자선을 물질에 쏠 때 나타나는 반응으로, 해당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 각 원자의 상대적인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합동조사단은 "EDS 분석 결과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 자체 폭발 실험에서 모두 동일한 원소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그림 1]). 이들은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 자체 폭발 실험에서 얻어낸 물질에서 탄소(C), 산소(O), 알루미늄(Al)과 같은 폭약 원소가 검출된 것은 어뢰 폭발의 또 다른 증거"라고 주장했다.

▲ [그림 1] 합동조사단이 공개한 천안함, 어뢰 프로펠러, 수중 폭발 실험 흡착 물질에 대한 EDS 분석 결과. ⓒ프레시안

합동조사단의 데이터가 말하는 진실

그러나 양판석 박사의 보고서는 이런 합동조사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 보고서는 합동조사단이 내놓은 EDS 분석 결과가 과학계의 상식과 다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양판석 박사는 "[그림 1]의 EDS 분석 결과를 보면 산소(O)/알루미늄(Al)의 비율이 천안함에서 채취한 시료는 약 0.92, 어뢰에서 채취한 시료는 약 0.90, 폭발 실험에서 채취한 시료는 0.81 정도로 나타난다"며 "그러나 이런 비율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로 알려진 물질의 EDS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양판석 박사는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의 EDS 시뮬레이션 프로그램(NIST DTSA Ⅱ)을 사용해서 얻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EDS 분석 결과([그림 2])를 공개하면서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약 0.23으로 합동조사단 시료들(약 0.81~0.92)과 명백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 [그림 2] 양판석 박사가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의 EDS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얻은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EDS 분석 결과. [그림 1]과 [그림 2]의 산소(O)와 알루미늄(Al)의 '피크(peak)' 높이 비율에 주목하라. ⓒ프레시안

앞에서 언급했듯이 EDS 분석 자료를 보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상대적인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천안함, 어뢰에서 폭발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타났다면, 합동조사단이 내놓은 EDS 분석 결과는 미국표준기술연구소 데이터베이스의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분석 결과와 유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그림 1]과 [그림 2]의 알루미늄(Al)과 산소(O) 원자의 '피크(peak)' 높이 비율이 흡사해야 한다. 그런데 [그림 1]과 [그림 2]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듯이 두 분석 결과는 비슷하기는커녕 눈에 띄게 다르다. [그림 1]의 천안함, 어뢰 흡착 물질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약 0.90~0.92로 양 박사의 분석 결과에서 나타난 약 0.23과 큰 차이를 보인다.

천안함 흡착 물질의 진짜 정체는…

그렇다면, 다른 자료는 어떨까?

양판석 박사는 "버지니아 대학교 이승헌 교수(물리학)의 자료에서 발췌한 자료나 학술 잡지에 발표된 논문에 실린 분석 결과와 같은 다른 자료를 살펴봐도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의 EDS 분석 결과는 공통적으로 시뮬레이션 결과(0.23)와 비슷한 비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승헌 교수의 자료에서 발췌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Al2O3)의 EDS 분석 결과([그림 3])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양 박사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슷한 0.25이고, 2009년 5월 <저널 오브 더 유러피언 세라믹 소사이어티>에 실린 논문(Synthesis and two-step sintering behavior of sol-gel drived nanocrystalline corundum abrasives)의 비율은 0.11이다([그림 4]).

▲ [그림 3] 이승헌 버지니아 대학교 교수가 공개한 EDS 분석 결과. ⓒ프레시안

▲ [그림 4] Zicheng Li, Zhihong Li, Aiju Zhang and Yumei Zhu. Synthesis and twostep sintering behavior of sol–gel derived nanocrystalline corundum abrasives. Journal of the European Ceramic Society. Volume 29, Issue 8, May 2009, pp. 1337~1345. ⓒ프레시안

이런 불일치의 의미는 무엇일까?

양판석 박사는 "천안함 흡착 물질은 (합동조사단의 주장처럼) 어뢰 폭발로 나타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양 박사는 "이 물질이 진정 무엇인지는 합동조사단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루미늄이 말하는 진실에 합동조사단은 어떤 해명을 내놓을 것인가?

양판석 박사는…

이승헌 교수에 이어서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 양판석 박사는 서울대학교 지질과학과(석사 학위), 캐나다 메모리얼 대학교 지질과학과(박사 학위)를 거쳐서 2005년부터 매니토바 대학교 지질과학과에서 분석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양 박사는 "광물, 암석과 같은 지구 물질에 대한 분석이 하는 일의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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