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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일하는 사람
[한윤수의 '오랑캐꽃'] <134>
작년 추석 때 얘기다. 닭고기 가공공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추석 대목이라 닭고기 주문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추석 연휴가 시작되자 한국 노동자 7명은 집으로 가버렸다. 연휴기간인데도 닭고기 주문은 계속 밀렸다. 덕분에 태국 노동자 3명은 평소보다 몇 배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09.09.29 09:55:00
잔혹한 출근
[한윤수의 '오랑캐꽃'] <133>
사장님이 한껏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1년 더 일할 거지?" 수코타이(가명)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일 안 해요." 그가 계약 연장을 거부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월급을 제때 안 준다, 2. 토요일에 잔업을 해도 잔업수당을 안 준다. 3.
2009.09.28 07:55:00
고립 탈출
[한윤수의 '오랑캐꽃'] <132>
3D 업종에 종사하는 사장님들은 노동자를 잡아두기 위하여 별별 노력을 다한다. 그만큼 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동자를 협박하는 사장님도 있다. "지금 당장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태국으로 보내버릴 거야." 한국에 온 지 1년도 안된 노동자들은
2009.09.24 07:07:00
왜 도와줘요?
[한윤수의 '오랑캐꽃'] <131>
구한말 서울 장안에 *호열자가 창궐할 때 얘기다. 집집마다 시체와 환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관리와 의원들은 자신한테 옮을까봐 무서워 대부분 도망간 상태. 신음소리와 썩는 냄새만이 진동할 그 무렵, 외국인 선교사 9명이 팔을 걷고 나서 시체를 치우고 환자들을 간호하
2009.09.22 08:38:00
기부의 원칙
[한윤수의 '오랑캐꽃'] <130>
다 같은 임금 체불이라도 쉽게 받는 돈이 있는가 하면 어렵게 받는 돈도 있다. 우리 센터가 그 어려운 돈을 받아주면 감사 표시를 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생긴다. 이럴 경우 그들이 음료수나 과일 등 먹을 것을 사오면 나는 감사하게 받았다. 그러나 봉투를 줄 경우에는
2009.09.21 09:50:00
태국만 좋아하는 목사
[한윤수의 '오랑캐꽃'] <129>
오후 한적한 시간. 상담실장이 가만히 다가와 나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목사님, 태국인만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세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영문을 알아보니, 직원들이 보기에 일요일날 상담이 몰릴 때 내가 유독 태국인만 챙긴다는 것이다. "태국 사람
2009.09.17 07:13:00
삼각관계
[한윤수의 '오랑캐꽃'] <128>
인적이 드문 농장에 젊은 필리핀 남자 2명과 역시 젊은 필리핀 여성이 1명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래 6 문항 중에서 정답을 고르시오. 1. (영국인처럼) 점잔을 빼느라 아무 일도 안 한다 2. (프랑스인처럼) 기분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연애한다, 3. (독일
2009.09.15 07:53:00
단순한 이유
[한윤수의 '오랑캐꽃'] <127>
태국인에겐 하나의 특징이 있다. 폭행을 당하면 무조건 고국으로 돌아간다. 이유는 두 가지다. 자존심이 강하기도 하지만 모욕을 참는 힘도 약하기 때문이다. 태국인 프라싯은 직장 선배들이 만지는 기계 일을 배우고 싶었다. 어깨 너머로 보고 들은 게 있어서 저 정도
2009.09.14 10:36:00
인터넷 전화
[한윤수의 '오랑캐꽃'] <126>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전라남도 신안에 조그만 공장이 있다. 거기서 일하는 캄보디아인 챙룽 등 9명은 캄보디아 고향집에 전화하는 게 유일한 낙(樂)이다. 그런데 핸드폰 요금이 여간 비싸야지. 그들은 한 번도 마음 놓고 전화하지 못했다. 헌데 그들의 딱한
2009.09.10 07:21:00
페인트
[한윤수의 '오랑캐꽃'] <125>
눈이 움푹 들어간 여성이 찾아왔다. 얼굴이 누렇고 어두운 것이 병색이다. 태국인으로 이름이 솜짜리(가명)다. 도장(塗裝) 공장에서 2년 반을 일했는데 페인트의 독성 때문에 목과 눈과 배가 아파서 직장을 옮겨 달란다. 참으로 안타깝다. 외국인노동자는 1년에 한 번은
2009.09.08 07:29:00